"최근 저와 관련된 '정치테마주'라고 이런 주식들이 급등하고 있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정치와 연관이 없고, 이 회사들 관련 아무런 사업적 연고나 관심도 없습니다. 얄팍한 증시 전술에 속지마시길"
홍정욱(49) 전 헤럴드 회장이 최근 흘러나오는 정계 복귀설을 한 마디로 부인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에 당선됐던 홍 전 회장은 자유한국당 내에서 영입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동안 침묵해왔던 홍 전 회장은 지난 6일 SNS에 올린 글에서 처음으로 위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 5월 헤럴드 지분을 중흥그룹에 넘기고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가 정치권에 복귀하리라는 예상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홍 전 회장은 17년 전 사들인 헤럴드 지분 47.8%를 약 684억원에 매각하고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그동안 홍 전 회장은 앞으로 나아갈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정계 복귀 수혜주라는 설명과 함께 몇몇 주식들이 '홍정욱 테마주'라는 이름으로 거론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디지틀조선, KNN, 고려산업과 같은 몇몇 상장사가 그와 같은 이유로 주가가 급등락하자 홍 전 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페이스북 캡쳐]
'어이없다'는 홍 전 회장의 표현대로 수혜주로 분류될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다른 정치 테마주와 마찬가지다. 코스피에 상장한 가축용 사료업체 고려산업은 이 회사 신성수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회 회장을 맡고 있다. 홍 전 회장은 국립중앙박물관회 이사 중 한 사람이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는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이다.이 기업 주가는 6월 한달에만 38%나 올랐다. 한국거래소가 주가 상승 이유를 해명하라고 요구하자 "현저한 시황 변동에 중요한 공시 대상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그 뒤에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홍정욱 테마주가 주목을 받았다. 방송광고업체 KNN과 조선일보 계열사인 디지틀조선은 경영진이 홍 전 회장과 친인척 관계로 연결된다는 이유로 수혜주로 떠올랐다.
고려산업 최근 3개월 주가 그래프 [자료 출처 = 네이버 금융]
결국 홍 전 회장이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서자 소액 주주들은 발칵 뒤집혔다. 홍 전 회장이 해당 기업들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것과 함께 '정치와도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의 정치 행보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를 올린 만큼 최대 악재가 나타난 것이다. 주말이 지나고 나면 주가가 급락할 것을 우려할 주주들은 해당 게시글에 직접 댓글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성난 주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홍 전 회장은 몇 시간 만에 게시글을 SNS상에서 삭제했다. 다만 이 같은 소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8일 주식 시장에서 세 종목은 오전 11시 현재 8~10% 가량 주가가 내린 상태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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