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 `1020 소비`에 꽂혔다
입력 2019-07-07 18:09  | 수정 2019-07-07 20:33
국민연금이 왕성한 젊은 층 소비에 의존해 성장하는 의류주와 게임주, 엔터주 지분을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브랜드 가치 제고와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증권업계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이 대량 보유한 종목 가운데 128개 종목의 지분이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고 새로 공시했거나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늘어난 종목들의 상당수는 소비 성장주와 게임주, 엔터주 등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 의류업체 F&F의 주식 지분이 6.04%라고 공시했다. 또 휠라코리아의 지분은 7.69%에서 9.79%로 2.1%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F&F와 휠라코리아는 브랜드 가치 제고로 최근 증권업계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종목들이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F에 대해 MLB 매출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고 평가했다. F&F의 브랜드별 연간 매출 성장률은 디스커버리 9%, MLB 20%, MLB키즈 10% 등으로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6월 18일 중국 티몰(T-mall)에 정식 입점한 이후 누적 매출 약 5억원, 일 매출 3000만~3500만원 수준"이라며 "브랜드 인큐베이팅 능력과 디자인 역량 기반 신규 브랜드, 카테고리별·채널별 고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휠라코리아는 미국법인과 글로벌 로열티 수익의 성장세가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미국 의류 소매점 카드단말기 매출 추이가 양호하게 나와 미국 소비 업황의 급격한 추세 하락 우려는 잠시 지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FILA는 브랜드 로열티가 향상되는 구간에 있어 계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게임주인 NHN과 위메이드의 지분을 각각 6.17%, 6.30%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NHN은 오는 10일 '닥터 마리오 월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NHN은 2019년 하반기 일본, 한국, 중국 및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수의 신규 게임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긍정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본래 글로벌 일평균 매출액을 10억원으로 가정했으나 게임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을 반영해 일평균 5억원으로 눈높이를 조절한다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2'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5월 중국 저장환유를 상대로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기한 계약 불이행 관련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국민연금은 엔씨소프트의 지분도 11.12%에서 12.13%로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는 기존 김택진 외 특수관계인 8인에서 국민연금공단으로 변경됐다.
이민아 연구원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2M'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 공개가 중요하다"며 "'리니지2M' 사전예약을 개시하면 주가 모멘텀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미디어·엔터주로 분류되는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제이콘텐트리·CJ ENM 등의 지분도 1%포인트 이상 늘렸다. 이 가운데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 주가는 각종 논란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스엠 주가는 올 들어 23.9% 떨어졌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8.84% 하락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식 지분이 5.66%에서 6.6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또 에스엠의 주식 지분이 8.18%에서 9.24%로 늘었다고 밝혔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버닝썬 사태'로 실적 대비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에스엠은 향후 지배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있다. 또 제이콘텐트리 지분은 6.99%에서 8.17%로, CJ ENM 지분은 5%에서 6.01%로 증가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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