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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이 된 오주원 “홀드나 세이브나 같은 1이닝” [이상철의 오디세이]
입력 2019-07-07 05:50 
키움 오주원은 6일 KBO리그 고척 롯데전에서 시즌 10세이브를 올렸다. 2004년 프로에 입문한 그가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건 처음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오주원(34)은 6일 고척 롯데전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공 13개로 키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10세이브. 2004년 프로에 입문한 그의 데뷔 첫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였다.
조상우가 6월 10일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키움은 뒷문 걱정이 없다. 임시 마무리투수 오주원이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다. 오주원은 12경기에 나가 1승 10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이 기간 볼넷은 단 1개다.
6일 경기도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2점차 열세를 뒤집고자 마지막 안간힘을 썼다. 신본기, 민병헌,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타순도 나쁘지 않았다. 이들은 5안타를 합작했다. 롯데의 10안타의 절반을 책임진 것. 그러나 오주원 앞에서 모두 범타로 고개를 숙였다. 오주원의 깔끔한 투구였다.
최근 한 달간 페이스를 고려하면, 오주원은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다. 흔들림이 없다. 자리가 사람을 바꾸는 것일까. 6일 경기 후 만난 오주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주원은 결과론이라고 생각한다. 임시 마무리투수를 맡았는데 잘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사실 홀드나 세이브나 비슷한 상황이다. (팀이 앞선 가운데)1이닝을 막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마지막 이닝, 마지막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오주원 통산 82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2004년 신인상을 수상했던 오주원은 어느덧 프로 16년차다. 산전수전 경험이 풍부하다. 마무리투수라는 보직도 낯설지만 부담될 게 없다.
오주원은 (조)상우가 돌아올 때까지 내게 주어진 임무다. 이를 착실하게 수행하는 게 내 몫이다. 잘 메워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마무리투수라고 크게 부담 갖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느낄 필요도 없다. 1-0이든 10-0이든 내게는 다 같은 1이닝이다”라고 강조했다.

오주원은 타자와 대결서 밀리지 않는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끌고 간다. 볼넷이 적은 것도 그 연장선이다. 마무리투수 오주원의 유일한 볼넷은 2일 고척 두산전의 김재호뿐이다. 풀카운트 끝에 걸어서 내보냈다.
오주원은 솔직히 말해 그냥 던지는 거다. 볼넷이 있다면 좋지 않을 텐데 그렇게 안하고 있다. 코너워크를 너무 신경 쓰며 공을 던지지 않는다. 일단 스트라이크를 향해 던져 타자가 빨리 배트를 휘두르도록 한다. 유리한 볼카운트가 됐을 때 코너워크에 집중한다”라며 볼넷을 잇달아 내줄 수도 있겠으나 컨디션 부분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볼넷을 줄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빠르게 회복 중인 조상우는 후반기부터 가세할 전망이다. 적어도 오주원이 전반기까지 뒷문을 책임진다. 키움은 전반기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오주원의 쾌투가 계속되고 있으나 영원한 법은 없다. 늘 대비해야 한다.
오주원은 잘하는 게 아니라 그냥 흐름이다. 현재 상승 곡선을 그리는데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그래도 최대한 길게 그릴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할 것이다. 언젠가 하강 곡선을 그릴 텐데 템포 및 구종 변화 등을 대비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주원은 키움 투수조의 맏형이다. 그의 쾌투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다. 오주원은 이에 대해 투구 외에도 야구장 안팎에서 쌓은 경험을 최대한 후배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한다”라고 전했다. 반환점을 돌았으나 지금까지 퍼포먼스만으로도 후배에게 귀감이 되는 ‘멋진 선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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