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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이닝에 긴장했던 박종훈, 예지와의 약속 지켰다
입력 2019-07-06 09:06  | 수정 2019-07-06 09:34
SK 박종훈이 5일 잠실 두산전 등판 이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긴장을 많이 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고 집중했다.”
SK와이번스 박종훈은 그라운드 안에서만큼, 그라운드 밖에서도 활약상(?)이 뛰어난 선수다. 평소 선행으로 유명하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서도 희소난치병 환아들을 통해 의미있는 기부를 시작했다. SK의 대표적인 캠페인으로 자리잡은 ‘희망더하기 캠페인을 통해 예지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 23일 박종훈이 선발로 등판한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예지가 시구를 맡았고, 박종훈은 예지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박종훈은 1이닝 당 10만원씩 적립해 예지에게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박종훈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닝이 아쉬웠다.
그리고 10일 만에 등판한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4실점(2자책점)으로 다시 승리투수가 됐다. 한 차례 선발을 거르고 난 뒤 등판해 힘이 넘쳤지만, 승리까지는 가슴 졸이는 상황이 많았다. 수비진의 잇따른 실책에 9회에는 하재훈의 휴식으로 마무리 역할을 대신 맡은 서진용의 1실점까지, 박종훈은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박종훈은 내 승리보다는 팀이 이겼으면 됐고, 무엇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 집중했다. 그래서 볼넷을 주지 않으려 했는데 사사구가 없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이닝은 예지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박종훈은 이닝당 10만원씩 기부하기로 약속을 했었기에 부담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닝을 통해 기부를 약속한 것은 올 시즌 자신의 목표와도 관련이 있다. 매 시즌 박종훈은 승수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다. 2017시즌 151⅓이닝, 2018시즌 159⅓이닝에 이어 올 시즌에는 170이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지와의 약속은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박종훈은 평소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예지의 시구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박종훈. 사진=SK와이번스 제공
최근 들어 5이닝을 초과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달 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이후 4이닝과 5이닝씩만 먹었다. 오랜만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예지와의 약속이 아니더라도 박종훈은 소아 환우들과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소아 환우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초대해, 뜻깊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박종훈이 선발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박종훈은 나만 잘 던지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팬들께서 승리의 기쁨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어 더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구 실력뿐만 아니라 팬들을 향한 자세까지, 프로선수가 갖춰야 할 미덕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박종훈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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