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조합비를 현재보다 2배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조합비를 현재 기본급의 1.2%(2만2000원)에서 통상임금의 1.2%(4만6000원)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조는 지난 달 28일 운영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논의했고, 향후 대의원대회에서 이 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노조는 장기간 이어진 구조조정 파업과 최근 5개월 가량 이어진 회사 물적(법인) 분할 반대 파업을 벌이면서 쟁의비용이 많이 지출됐고, 향후 소송 비용과 파업 참여 노조원 생계비 지급 등이 예상돼 조합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1개월간 현장 여론을 수렴해 인상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초 조합원 수가 1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조합비 인상 요인이다. 현대중공업 조합원은 2016년 1만4400명에서 올해 1만400명으로 줄었다. 노조는 조합원 감소에 대비해 노조원 범위를 기장급(과장급)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노조의 조합비 인상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조합비 인상에 공감하는 글과 함께 조합비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올라 왔다.
최근 실리 성향의 한 노조 현장조직은 유인물을 통해 "대의원대회를 통해 조합비 인상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합원 총회(찬반투표)가 가장 민주적인 결정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대우조선해양이 조합비 인상을 조합원 투표로 결정한 점을 강조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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