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해 대표 꽃게 산지로 불린 인천 연평어장의 올해 봄어기 어획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불과 2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어획량 탓에 폐선을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오늘(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봄어기인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은 12만8천4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2천100㎏보다 33% 급감했습니다.
월별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봄어기 중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올해 6월 어획량이 가장 부진했습니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어획량이 1만600㎏과 5만1천00㎏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 1만3천600㎏과 7만1천600㎏에 비해 각각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올해 6월 어획량은 4∼5월보다는 늘었지만 6만6천700㎏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 10만6천800㎏보다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연평어장의 봄어기 어획량은 2014년 이후 최근 5년 사이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 봄어기 어획량인 62만300㎏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어획량이 급감함에 따라 어민 수입인 어획고도 함께 줄었습니다. 올해 봄어기 어획고는 41억 원으로 지난해 어획고 52억 원에 비해 22% 감소했습니다.
꽃게 어획량이 줄자 어민들은 수입이 줄어 울상이고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꽃게가 아닌 '금게'를 먹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연평도 어민 김 모 씨는 "10년 넘게 철마다 꽃게 조업을 하는데 기름값도 못 건질 지경"이라며 "꽃게 자원이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폐선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옹진수협에서는 올해 5월 초 크기가 큰 암꽃게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올라 1㎏당 4만5천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수꽃게 가격도 한때 3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도매가격으로 어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는 암꽃게 1㎏당 5만5천∼6만 원에, 수꽃게의 경우 3만5천 원가량에 팔렸습니다.
연평도 어민과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낮은 서해 수온이 꽃게 유생의 성장에 영향을 미쳐 어획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중근 대연평도 어촌계장은 "어획량이 좋지 않다 보니 일부 어민은 허가받은 어구 수보다 많은 어구를 이용해 조업한다"며 "치어 등 어족 자원이 전혀 관리되지 않다 보니 악순환이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연평도 어민들은 죽을 지경"이라며 "어촌계 자체적으로 어민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어족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연평어장(764㎢)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봄어기)과 9∼11월(가을어기)에만 조업을 허용합니다.
연평어장은 2천년대 서해 지역 꽃게 대표 산지로 유명했으나 2009년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09년 295만kg을 정점으로 2010년 242만kg, 2011년 225만kg, 2012년 189만kg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3년 역대 최저인 97만kg에 그쳤습니다. 2014년 이후에는 매년 110만∼150만㎏대를 유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