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000P 붕괴…증시 어디로?
입력 2008-10-24 16:03  | 수정 2008-10-24 16:03
【 앵커멘트 】
주식시장이 그야말로 패닉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의 매도와 아시아증시 동반 급락, 여기에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주가는 추풍낙엽이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증시 하락의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을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엄성섭 기자


【 기자 】


【 질문1 】
오늘 지수 1,000선이 무너졌는데요. 3년 4개월 만의 일이죠?

【 답변 】
지수 천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05년 6월29일 999.08을 기록한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5분 동안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사흘째 발동됐습니다.

2시 19분 20초에 10% 넘는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서킷브레이커스까지 발동될 뻔 했습니다만 2시 20분 이후에는 서킬브레이커스 발동을 안 하기 때문에 서킷브레이커스는 면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0분간 아예 매매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스가 이틀 연속 발동됐습니다.

지난 2007년 10월 31일 코스피지수가 2064를 찍은 이후에 줄곧 내리막길을 달리면서 결국 코스피지수는 1년 만에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주가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시장에서만 시가총액이 10월 한 달 동안 249조 원 정도 증발했습니다.

하루 당 14조 5천억 원씩 날아간 셈입니다.


【 질문2 】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까 좋지 않은 기록도 속출했죠?

【 답변 】
증시 사상 하락률과 낙폭 모두 역대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하락률 기록을 보면 2001년 9월 12일 -12.02%와 2000년 4월 17일 -11.63%, 98년 6월17일 8.50%였는데 3위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입니다.

낙폭 역시 지난 10월 16일 126.50포인트, 2007년 8월 16일 125.91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외국인 매도세는 오늘도 지속됐습니다.

이달 들어서 단 하루만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4조 3천억 원 넘게 팔았습니다.


【 질문3 】
주가가 이렇게 하락하는 이유,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 답변 】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심리입니다.

여러 가지 악재들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만 악재에 비해서 지금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일단 현재 주식시장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악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를 꼽을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에 이어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도미노처럼 국가와 기업들이 도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아르헨티나 등 5~6개 국가가 추가로 IMF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국내에도 이런 글로벌 공포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신용 불안 역시 서로서로 엮여 있어서 미국에 이어 유럽, 그리고 아시아까지 도달했고, 대한민국도 신용 불안을 피해갈 수 없는 모습입니다.

【 질문4 】
글로벌 위기로 세계 증시가 다 하락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유독 우리나라 증시 하락률이 더 큰데요. 왜 그런거죠?

【 답변 】
일단은 매수 주체 실종으로 수급이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특히 돈이 급해진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무릅쓰면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 정부의 해외 소통 실패도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가 부도가능성을 보여주는 신용 디폴트 스와프, CDS라는 지표가 있는데 이달 들어서만 2.4% 급증했습니다.

CDS금리가 치솟는다는 것은 그만큼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신용도를 나쁘게 본다는 의미인데, 우리나라보다 국가 신용등급이 낮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 높은 것입니다.

외국계 증권사와 언론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위기설을 흘리는 것도 국내 증시 하락에 일조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심지어 오늘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우리나라가 IMF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는 오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펀드 대량 환매 우려로 기관투자자들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 증시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 질문 5 】
환율 역시 국내 증시의 하락과 깊게 연관돼 있죠?

【 답변】
원 달러 환율 상승은 최근 우리 증시 하락과 직결돼 있습니다.

환율 상승에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고, 외국인들은 주식을 매도한 대금을 자기 나라에 송금하면서 다시 달러를 매입합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매도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불러오고 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 질문6 】
중요한 것이 앞으로의 전망인데요. 어떻습니까?

【 답변 】
전망 자체가 사실 무의미한 상황입니다.

지금의 주식시장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비이성적인 상황에 다다랐습니다.

현 상황은 공포가 또 다른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1000 붕괴로 900에서 800, 700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포심 해소입니다.

심리와 함께 중요한 것은 무역수지나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가 당분간 소폭이나마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1000이라는 숫자보다 900이라는 숫자에 주목해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저점이라고 할 수 있는 900에 상당수 투자자가 몰려 있고, 이들이 주식을 투매할 경우 900을 지나 800, 700까지 빠른 속도로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기술적으로는 85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현재의 국면이 과매도 상황이라는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사태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질문7 】
백약이 무효이기는 합니다만 증시 부양을 위한 정부 대책이 다시 나올 수도 있어 보이는데요. 어떤 대책들이 예상되죠?

【 답변 】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것이 금리인하입니다.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증시와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시장 안정을 꾀하는 방안입니다.

또 증권거래세 인하를 통해 증시를 부양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세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증시 부양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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