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도 엄지척…K-푸드 美공략 빨라진다
입력 2019-07-01 10: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식품업체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현지 매장을 3배 이상으로 늘리는 한편 생산 기지 추가 설립도 검토한다. 동남아가 K-푸드 글로벌 진입을 위한 발판이었다면, 미국 시장을 통해 전세계 확산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1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미국사업 실적은 전년대비 12% 성장한 2억2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5년 진출한 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3% 증가한 2억5500만 달러다. 이를 달성하면 농심은 미국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게 된다.
미국 생산공장 추가 설립에도 나선다. 지난해 말 농심은 LA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라인 한 개를 추가했다. '신라면'이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하고, 메인스트림(현지인 마켓) 비중이 60%를 돌파한 데 따른 조치다. 농심 관계자는 "LA공장 가동률이 최대에 달할 정도로 주문량이 밀려오고 있다"며 "현재 2공장 건립 부지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 미국 뉴욕 버스광고. [사진 제공=농심]
CJ그룹은 향후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10억달러(약 1조원)을 투자한다. 현재까지 CJ그룹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약 30조원에 달한다. 투자는 '한식의 세계화'를 내세운 CJ제일제당과 공격 인수합병(M&A)에 나선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매출 2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외 전체 매출(약 6000억원) 중 약 40%에 달하는 비중이다. 미국에서도 국내에서 만큼 비비고 만두가 팔린다는 뜻이다. 올해는 2010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비비고 만두' 미국 현지광고. [사진 제공=CJ제일제당]
SPC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을 2000개로 늘린다. 이는 현재 매장 수(78개)보다 약 25배 가량 증가된 규모다. 단기적으로는 내년까지 미국 내 매장 수 300개 돌파를 목표로하고 있다. SPC는 2005년 미국 LA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지 생산시설 2곳을 설립하는 등 현재까지 총 800억원을 투자했다.
고용 효과도 크다. SPC는 현재 미국에서 총 2600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했다. 이는 매장 당 약 30여명에 달하는 규모다. 2017년 방한한 에드 로이스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허영인 SPC 회장과 만나 "파리바게뜨가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SPC는 2030년까지 미국 현지에서 총 6만명 규모의 고용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앞으로도 대기업들을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뿐 아니라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주요 식품·유통업계 수장들도 참석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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