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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재명 "`응답`→`비스트` 감사한 작품들, 돌이켜보면 신기해"
입력 2019-07-01 07:01 
첫 스크린 주연작 `비스트`가 궁금해서 끌렸다는 배우 유재명. 제공|NEW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유재명(46)이 첫 스크린 주연작 ‘비스트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제몫을 다한 그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유재명은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에서 형사 민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 분)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를 그렸다.
유재명은 ‘비스트가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끌렸다고 했다. 그는 처음 작품을 읽고 되게 멋있는 작품인데 해독이 안 되더라. 무슨 뜻인지 몰라서가 아니라 감정의 극한 상태가 담겨 있어서 이 인물이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과정을 통해서 민태를 알고 싶었다. 묘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고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가 아니다. 형사들의 애환이나 우여곡절이 없고 다크하고 묵직하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복선과 인물들의 극한 감정들. 마지막에 누가 비스트냐고 하는데 그렇게 좋았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비스트`에서 호흡을 맞춘 이성민에 존경심을 드러냈다. 제공|NEW

극에 치달은 감정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비스트를 촬영하는 동안 추위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촬영하는 내내 막막했다. 혼자가 아니라 위로를 받았다. (이)성민 선배님도 감독님과 같이 우리가 되면서 의지가 됐고 힘이 됐다. 같은 고민을 공유해주고 그래서 해냈다”며 ‘비스트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정을 역추적하면서 분석하고 상상해서 맞닥트리죠. 이걸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해하면서 겨우 한신 해냈죠. 적확한 디테일을 찾아야 해요. 겨우 한신 해내고 나면 더 큰 산이 있고, 그래도 또 해내야 했죠. 제가 선택한 일이고 직업이니까. 그래도 다들 동지가 되어 격려해주고 배려하면서 했어요. 현장은 정말 화기애애했어요. 이성민 선배님이 있어서 가능했고, 혜진 씨가 있어서 가능했죠.(웃음)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토론과 논쟁의 연속이었어요.”
무엇보다 유재명은 극 중 라이벌 형사로 호흡을 맞춘 이성민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선배님은 몇 발 앞에서 작품의 주연으로서 전체를 끌어나간다”며 선배님이지만 동료지 않나. 눈높이를 맞추고 열어주더라. 강요하는 게 아니라 같이 맞춰줬다. 현장에서 선배님이 준 걸 받고 직감적이고 본능적으로 해내면서 그런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호흡을 주고받으며 나온 신이 경찰서에서 싸우는 신이었다. 유재명은 선배님의 눈빛과 거친 호흡, 그리고 절제된 소리들, 서로를 도발하면서 찍었는데 재미있었다”고 귀띔했다.
유재명이 마흔 넘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후 활동을 돌아보며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제공|NEW

또한 유재명은 ‘비스트가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영화 속 대사나 엔딩 장면에는 상징적인 부분이 있다. 누가 짐승이냐고 묻는다. 지독하게 정면 승부 하면서 오는 충격이 있다. 친절하지 않지만, 그런 불편함은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절이 제거되는 순간 불편함을 느낀다.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예민한 걸 놓게 된다. 불편함은 가시방석 같지만 생각하면서 보게 만들고 지켜보게 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그런 미학이 관객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부산에서 극단을 창단한 유재명은 7년 전 서울로 올라왔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를 시작으로 tvN ‘비밀의 숲(2017)과 JTBC ‘라이프(2018), tvN ‘자백(2019), 영화 ‘명당(2018) 등에 출연하며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감사한 작품이 너무 많다”는 유재명은 돌이켜보면 너무 신기한 일”이라고 미소 지었다. 자신이 어떤 작품을 계획해 선택하기보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그는 좋은 배우들은 만났고, 제 복인 것 같다”며 지금을 감사했다.
지난해 결혼한 유재명은 최선을 다해 배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공|NEW

유재명은 앞으로 다양한 색깔의 연기와 인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매 순간, 떨리고 긴장된다는 그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것 같다. ‘비스트는 제게도 의미가 크다. 서울에 올라온 후 지금까지 변화가 많았다. 정말 민태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 느긋하게 멈춰서 나를 복기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무엇을 더해야 하고 훈련해야 할지, 대중이 나에게 원하는 건 뭔지, 내가 잘하는 건 뭔지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결혼도 하고, 가장으로서도 중요한 시기죠. 정신 바짝 차려야죠.(웃음) ‘비스트만의 미학이 있다고 생각해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의 본성을 그렸어요. 정말 배우들과 최선을 다해 표현했고요. 고함을 지른다고 광기가 완성되는 건 아니에요. 인간의 이기적인 태도와 관계 맺지 못하는 무자비한 심리들이 서늘하죠. 정말 많은 분이 ‘한국의 누아르를 만들겠다고 고생 많이 했어요. 배우들도 짐승처럼 살아있는 눈빛으로 연기했어요. 정말 좋았습니다.”
skyb184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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