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국펀드, 미·중 갈등해소에 날개 다나
입력 2019-06-30 17:44  | 수정 2019-06-30 19:50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한 중국 펀드가 고속 주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국 증시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펀드 수익률(이하 연초 이후) 상위 10개 중 9개가 중국 펀드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상하이종합지수가 20% 상승한 효과를 그대로 봤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 비율이 5%에서 20%로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금도 추가로 유입됐다.
중국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도 23.9%로 20개 해외 펀드 중 러시아(26.1%) 다음으로 2위였다. 이 기간 글로벌 펀드 평균 수익률은 16.4%,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4.1%인 것과 대조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소비진작 정책을 내놓으면서 미·중 무역분쟁과 상관없는 의료기기, 주류, 운동복 등 소비주는 고성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가 수익률 67.9%로 중국 펀드 중 1위였다.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은 66.9%를 기록했다. 두 펀드는 상하이선전지수(CSI 300) 등락률의 2배만큼 수익을 추구해 성과가 가장 좋았다.
이 밖에 미래에셋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 2(52.7%), 미래에셋China A Share(51.2%), 미래에셋차이나본토(44.9%)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미·중이 무역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국 투자에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적어도 협상이 유지되는 한 350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관세 부과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 갈등의 중심이었던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가 안보와 관련이 없다면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가 허락될 것"이라며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증권업계는 중국 증시 반등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상승세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할 때마다 꺾인 바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에도 중국과 강대강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 격한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중국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둔화될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중국 펀드 수익률이 오르는 가운데도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차익 실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에서 연초 이후 4140억원, 최근 3개월간 2939억원이 순유출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7월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해 증시에 더욱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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