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 가능성 열어
입력 2019-06-28 01:03 

국내 연구진이 뇌 면역세포의 기능 회복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와 같은 학과 백성훈·강석조 연구원 등 공동 연구진은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를 이용, 알츠하이머병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27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해 발생된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 손상을 가속화시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점 악화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는 평상시 주변을 탐지하고 보수하는 신경교세포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되면서 이를 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이같은 미세아교세포 기능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했을 때 왜 이 기능을 상실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대사과정(생물체가 외부로부터 흡수한 물질을 분해 혹은 합성하여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미세아교세포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됐을 때 에너지 생성 속도를 높여 베타 아밀로이드를 포식하고 분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었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된 알츠하이머병 뇌 조직에 존재하는 미세아교세포는 에너지 생산을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고 이로 인해 면역기능장애가 발생함을 발견했다.

즉, 급성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된 미세아교세포는 정상적인 대사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면역능력이 활성화되는 반면, 만성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된 미세아교세포는 대사결손상태가 나타나게 되어 면역능력이 감소된 것이다. 연구진이 치매가 걸린 쥐에 손상이 생긴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변화를 관찰하자 인지능력이 회복됨을 확인했다.
묵인희 교수는 "현재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사용되는 약물은 근본적 치료제가 아닌 증상완화제뿐이고 그동안 신경세포의 사멸을 막고, 활성화시키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임상시험에서 실패해왔다"며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가 아닌 뇌 면역세포의 조절을 통한 뇌 환경의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향후 알츠하이머 극복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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