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쟈스민 노래를 남자가 패러디하면 안된다?"
입력 2019-06-27 11:13  | 수정 2019-06-27 11:14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쟈스민 노래를 남성이 패러디해선 안 된다"는 주장의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알라딘' 여주인공 쟈스민의 주제곡 'Speechless'를 남성들이 패러디 한 영상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개봉해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알라딘' 속 여주인공 쟈스민은 한 아랍 왕국의 공주로, 아버지가 사망하면 대를 이어 술탄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를 포함해 왕국의 병사, 신하 등이 일제히 반대하며 쟈스민을 다른 왕국의 남성에 결혼 시키려 하자 분노를 표출하며 'Speechless'를 부른다. 남성의 억압에 침묵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 곡의 인기에 힘입어 노래 커버 영상, 패러디 영상들도 SNS를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페미니즘 노래를 남자가 패러디하는 것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 의하면, 작성자는 "남성은 'Speechless'를 패러디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곡은 여성이 겪어왔던 차별을 지적하며 침묵하지 말 것을 독려하는 노래인데, 이를 남성이 희화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 작성자는 인기 남성 유튜버 '승헌쓰'가 다소 우스꽝스럽게 쟈스민을 흉내 내는 영상을 예로 들었다. 이어 "여자 목소리로 쟈스민을 따라하며 춤을 추는 남성들의 커버 영상을 보면 이들이 영화를 제대로 본 건 맞나 싶다"며 "할렘 가에서 받아온 차별을 담고 있는 흑인들의 힙합을 백인이 흉내 내며 부르는 것과 무슨 차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3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작성자의 의견에 공감하는 의견과 2차 창작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반론이 대립한 것. 작성자를 이해한다는 누리꾼들은 "여성 차별을 담은 노래를 남성이 패러디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기만이다", "LGBT 인권 신장을 담은 레이디 가가 'Born This Way'를 호모포비아가 불렀다가 비난을 받았는데, 이 상황도 똑같다고 본다", "커버 영상까진 이해할 수 있어도 패러디는 좀 아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2차 창작의 자유를 강조한 누리꾼들은 논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작 패러디는 흔한 일이고, 관련 인물을 비방하거나 모욕하지 않는 이상 원작에 대한 해석은 모두의 자유라는 것. 이들은 "페미니즘 노래라고 남성이 부르지 말라는 것은 억지 주장이다", "기분이 나쁠 수는 있어도 패러디를 지양하자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해석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영화를 본 여성으로서 남자 유튜버들의 패러디가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2차 창작물은 별개로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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