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리 `해임` 뒤 관계기업 재취업한 前공직자 29명 적발
입력 2019-06-26 13:33 

인천광역시 공무원이던 A씨는 비리로 해임된 다음 재직 중 인천시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던 업체의 계열사에 재취업했다. A씨처럼 공공기관에 재직 중 부패행위로 면직된 공직자(이하 비위면직자) 가운데 취업제한규정을 위반해 재취업한 29명이 적발됐다. 비위면직자는 다른 공공기관 또는 직무와 관련된 민간기업 등에 취업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하반기 비위면직자 취업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취업제한규정을 위반해 재취업한 비위면직자 29명에 대해 면직 전 소속기관에 취업해제, 고발 등 조치를 요구했다. 국민권익위는 비위면직자 관리를 위해 매년 두 차례 취업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번 점검은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최근 5년간 부패행위로 면직된 공직자 1,7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적발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전남테크노파크에서 면직된 B씨는 퇴직 전 소속기관에서 사업비 출연과 무상임대계약을 체결했던 기관에 재취업했다. 한국우편산업진흥원에서 면직된 C씨는 퇴직 전 소속부서에서 발송 등을 맡겼던 업체에 재취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면직된 D씨는 퇴직 전 소속부서에서 용역 변경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재취업했다. 경상남도 거제시, 광주광역시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한국전력공사에서 면직된 F, G, H, I씨는 퇴직 전 소속부서에서 공사계약 등을 여러 건 체결했던 업체에 각각 재취업했다. 한국환경공단에서 비리를 저질러 해임된 E씨는 퇴직 전 소속부서에서 출고실적 확인을 했던 민간 업체에 재취업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면직된 J씨는 퇴직 전 소속부서에서 정기검사 등 검사처리를 실시했던 업체에 재취업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제82조에 따르면 재직 중 직무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당연 퇴직, 파면·해임된 공직자 등은 공공기관, 부패행위 관련 기관, 퇴직 전 5년간 소속된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리사기업체 등에 5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공공기관의 장은 해당 비위면직자가 취업제한 기간인 5년 동안 취업제한 기관에 취업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국민권익위는 법령에 따라 취업사례별로 고용형태, 급여수준, 담당업무의 성격, 취업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위반자 22명에 대해 퇴직 전 소속 공공기관에 고발조치를 요구했다. 이 중 취업제한기관에 재직하고 있는 10명에 대해서는 취업해제 또는 해임 조치도 함께 요구했다. 이밖에 시간제 근무 등 한시적 취업으로 확인된 최저임금 수준의 생계형 위반자 7명에 대해서는 관계 공공기관에 취업제한 위반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심사보호국장은 "비위면직자 취업제한제도는 부패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예방하고 청렴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2016년 법 개정으로 취업제한기관인 업무 관련 영리민간기업체의 규모 제한이 없어지고 적용대상자가 증가함에 따라 취업제한 위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라며, "위반자가 양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사전취업심사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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