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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시설은 흉기? 4년 만에 2호 부상자 발생…롯데 “유감이다”
입력 2019-06-26 10:00 
kt위즈 강백호가 위험한 경기장 시설물에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장소는 4년 전에도 비슷하게 삼성 라이온즈 심창민(현 상무)이 부상을 당했던 부산 사직야구장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경기장 시설 때문에 선수가 부상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공간이 흉기가 돼 버렸다.
kt위즈 강백호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BO리그 원정경기서 9회말 수비 도중 오른 손바닥이 찢어졌다.
이날 우익수로 나선 강뱍호는 7-7로 맞선 9회말 1사 상황에서 신본기의 파울 타구를 잡아냈으나 펜스와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오른 손바닥의 5cm가량이 찢어져 출혈이 있었다. 달려오던 탄력으로 인해 던지는 손인 오른 손바닥을 펜스 쪽으로 짚었다. 하지만 그물망 고정을 위해 설치해둔 날카로운 부분에 손바닥을 제대로 찍히면서 당한 부상이다.
포구 직후 무릎을 꿇으며 고통을 호소한 강백호는 결국 지혈을 하면서 교체됐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피부뿐 아니라 신경까지 손상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전신 마취 후 수술이 필요하며 1군 엔트리 말소 예정이다. 복귀까지 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년 전에도 사직구장에서는 이와 비슷한 황당하고 아찔한 부상 사례가 있었다. 2015년 6월 23일 심창민(현 상무)은 사직 롯데전 도중 3루 불펜 문을 열고 나오다가 손잡이 근처 날카로운 부분에 왼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심창민의 부상도 심각했다. 신경 봉합 및 자상 봉합 수술을 받았다. 왼손 감각이 돌아오기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여겨질 만큼 큰 부상이었다.
명백한 인재(人災)다. 구장 시설을 잘 점검했다면 다시 발생하지 않았을 부상이지만, 4년 만에 똑같은 형태의 부상이 나왔다.
사직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관리하는 롯데는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롯데 구단은 26일 새벽에 전일(25일) 경기 중 kt위즈 강백호 선수가 심각한 부상을 당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빠른 시간 내 강백호 선수의 부상완치를 기원합니다. 사고 부분의 즉각적인 보수와 더불어 구장 전체의 안전 점검을 진행하여 향후 사고 예방을 실시하겠습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오래된 사직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부산시의 지원도 전무한 상황에서 롯데 구단이 구장 시설을 개선해왔지만, 사소한 부분을 캐치하지 못했던 것이다. 반복된 선수들의 부상에 롯데 측의 유감 표명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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