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200개 나르고 점심은 물 한잔…추가 근무도 다반사
입력 2019-06-25 19:30  | 수정 2019-06-25 20:57
【 앵커멘트 】
우체국 집배원이 왜 거리로 나선 걸까요.
인력은 그대로인데 배달 물량이 급증하다보니 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평균 11시간 넘게 일하는 집배원의 하루, 김수형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용산우체국 소속 집배원 곽종민 씨가 우편물과 택배를 오토바이에 싣습니다.

용산구 후암동 일대를 담당하는 곽 씨가 오늘 배달해야 할 물량은 1,200개 정도, 시간당 평균 150개, 분당 약 2.5개 꼴입니다.

주말 택배 주문량이 많아 일주일 가운데 화요일은 제일 바쁜 날입니다.

집배원의 가장 큰 고충은 뭐니해도 체력입니다.


지역 특성상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가 많아 계단 오르내리기는 집배원의 적입니다.

▶ 인터뷰 : 곽종민 / 서울 용산우체국 집배원
- "(하루 걸음걸이가) 2만 보 정도는 넘는 것 같고요. 12시 정도 넘으면 다리가 후들거리죠."

무거운 물건을 많이 옮겨 집배원들은 다리와 어깨 질환을 달고 살아 정형외과와 한의원의 단골 환자들입니다.

하루종일 뙤약볕에 일해 낮 기온 30도가 넘는 여름은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 인터뷰 : 곽종민 / 서울 용산우체국 집배원
- "더운 데서 계속 몇 시간 동안 있다 보면 지쳐서 현기증도 나고…."

두번째 고충은 고객입니다.

고맙다는 말과 부재중일 때 미리 연락을 주는 고객은 작은 위로가 되지만,

"그럼 혹시 내일 방문드리면 되는 건가요?"

고객과 통화가 되지 않으면 같은 택배를 갖고 두 세번 방문해야해 '문앞' 두자의 친절함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 인터뷰 : 곽종민 / 서울 용산우체국 집배원
- "전화 통화가 안 됐을 때 그 택배를 며칠 동안 통화가 될 때까지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고요…."

하루 배달량을 채우기 위해 점심 식사 시간은 사치입니다.

물 한잔 마시고 다시 오토바이에 오릅니다.

일을 처음 시작한 12년 전보다 체계화됐지만 그보다 배달 물량이 급속하게 늘어 잔업과 불규칙한 주말 근무는 12년째 그대로입니다.

9시 배달 시작 전 사전 분류 작업을 위해 7시 30분 출근하는 곽 씨는 배달 완료 뒤에도 다음날 배달 준비를 하느라 7시 넘게 퇴근해 오늘도 12시간을 꼬박 채운 뒤 귀가합니다.

이달 토요일 근무를 2번 선 곽 씨, 남들과 비슷한 근무로 집배원들이 더 이상 과로로 인한 사망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곽종민 / 서울 용산우체국 집배원
- "빠르게 주 5일제랑 인원 충원이 됐으면 좋겠고요. 그래서 저희도 좀 사람답게…."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onair@mbn.co.kr ]
영상취재 : 김광원 VJ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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