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브레이크 걸린 달러ETF, 속도내는 엔화ETF
입력 2019-06-25 17:32  | 수정 2019-06-25 20:06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엔화 가치는 유지되고 있어 달러화 상장지수펀드(ETF)와 엔화 ETF가 상반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5일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강보합 수준인 1156.2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이틀 연속 1150원대에 안착했다. 원화가 최근 반등세를 나타내며 고공행진을 펼치던 달러화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달러화 ETF 역시 최근 한 달간 수익률 기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를 제외하곤 모두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KOSEF미국달러선물 ETF는 5월 22일 최고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한 달간 2.53% 하락했다. 이에 따라 최근 3개월 수익률도 2.9%로 줄어들었다. 달러화 강세폭 대비 두 배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된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한 달간 5.15% 하락했다. 반면 달러화 약세에 베팅하는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는 1개월 수익률이 2.7%였다.
달러당 1200원 선이 금세 무너질 기세였던 원화값은 5월 들어 반등세를 나타내며 장중 한때 달러당 1153.1원까지 뛰었다. 4월만 해도 달러당 1135원 수준이던 원화값은 호주달러와 중국 위안화 약세에 동조화되며 단시간에 오버슈팅했다. 지난 4월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배당금 환전, 반도체 수출 경기 부진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화값이 한 달 새 5%나 약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달러 강세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하락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계속되자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며 "이란의 미국 드론 격추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의 나 홀로 호황이 달러화 강세를 이끈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달러화도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 PMI는 생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며 달러화 대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4~5월 시장에서 전망했던 '연말 달러당 원화값 1140원 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이란 제재 우려와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탓에 엔화는 원화나 달러화에 대해 계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TIGER일본엔화선물 ETF는 1개월 수익률이 -0.23%로 달러화 ETF의 가격 하락세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3개월 수익률도 6.03%로 두 배가 넘는다. 5월 중순 이후 100엔당 환율이 여전히 1080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엔화 자산의 상대적 수익률이 높아졌다. 5월 중순 110엔 수준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107엔까지 급락했다. 엔화 가치는 엔·달러 환율에 반비례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원인이 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서도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안전자산인 엔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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