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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감사한 마음으로 등판…어떤 상황이든 소중한 한 경기”
입력 2019-06-24 05:40 
두산 배영수는 18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그는 감사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현역 최다 승(138) 투수 배영수(38·두산)는 21일 문학 SK전에서 4실점을 했다. 두산 이적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평균자책점도 5.34까지 치솟았다. 시즌 5점대 평균자책점은 처음이었다.
배영수는 6·7회를 완벽하게 막았으나 8회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무사 만루를 초래한 뒤 고종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박정준에게 공을 넘겼지만 와르르 무너졌다. 두산은 8회에만 볼넷 7개를 헌납하며 10실점을 했다. 역대 한 이닝 최다 볼넷 허용의 불명예 기록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내 욕심이 컸다”며 배영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 미스였다는 뜻이다.
배영수는 연투였다. 18일 1군 엔트리 복귀한 그는 20일 잠실 NC전에도 1이닝(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책임졌다. 20일 경기에 16구, 21일 경기 6·7회에 17구를 던졌다. 좀 더 길게 끌고 가려다 대량 실점을 한 셈이다.
배영수는 김 감독의 사과 전화에 제가 더 죄송하다”며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후배에게 무거운 짐을 맡겼으니 모든 게 자기 탓이었다. 8회 첫 타자 최정을 볼넷으로 내주면서 꼬인 실타래를 만들었다고 자책했다.
사실 배영수는 두산의 배려에 감사해했다. 그는 7일 1군 엔트리에 제외됐다. 4월 2일 등록한 후 첫 말소였다. 6일 광주 KIA전에서 6피안타 4실점(1⅔이닝)으로 흔들린 후 다음날이었다.
배영수는 복합적으로 안 좋던 시기였다. 불펜에서 (계속)대기하는 게 (생각 외로)많이 힘들다. 체력적으로도 쉬어야 했다. 날 배려해주셨다. 특별히 뭘 준비한 게 아니라 (11일간)2군에 가서 푹 쉬다 왔다”라고 했다.

배영수는 1군 복귀전에서 1이닝을 잘 막았다. 점수차가 컸지만 그의 투구는 상당히 역동적이었다. 적어도 SK전 6·7회를 막을 때까지 그랬다. 그 흐름을 과하게 끌고 갔다. 김 감독이 스스로 패착이라고 한 이유다.
그렇지만 배영수는 더 잘하지 못한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그가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했을 때 그의 다짐도 그랬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을 따름이다.
배영수는 다들 잘해주고 있는 만큼 (선배로서)나도 잘해야 한다. 꾸준하게 활약을 펼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10-0이든 1-0이든 어떤 상황에서라도 호출을 받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다. 내게는 모두 다 소중한 한 경기다. 그리고 열심히 공을 던질 뿐이다”라고 말했다.
배영수는 최근 야구장으로 가는 길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 잘 이겨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비록 SK전에는 잠시 삐끗했으나 푹 쉰 덕분에 속구, 밸런스 등이 나아졌다. 배려는 곧 믿음이라는 배영수다. 그 배려에 보답하고 싶은 배영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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