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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반등열쇠, ‘릴리스포인트’와 ‘무브먼트’ [최원호의 진짜투수]
입력 2019-06-23 10:29 
KIA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양현종(31·KIA타이거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4월까지 부진에 허덕였던 양현종은 이제 6월의 끝자락에 자신의 페이스를 거의 다 찾은 듯 하다. 4월까지는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에 평균자책점 8.01에 그쳤다. 2년 전 2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의 성적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하지만 역시 에이스는 달랐다. 5월 들어 180도 달라졌다. 5월 6경기에서는 4승2패 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했다. 6월 들어서는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고 있다. 6월 평균자책점은 2.70. 올 시즌 성적은 7승7패 평균자책점 3.74다. 평균자책점은 확 낮췄고, 승수도 어느 정도 챙겼다.
그렇다면 5월 들어 180도 달라진 피칭의 비밀은 무엇일까. 필자는 릴리스포인트와 무브먼트가 그 해답을 지닌 열쇠라고 생각한다.
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에 의하면 양현종의 평균 릴리스포인트 46.1cm다. 4월에는 그 아래쪽에 릴리스포인트가 형성됐다. 이는 어깨 각도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로, 어깨의 피로도가 쌓인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최근 양현종은 많이 던졌다.
표1. 양현종의 릴리스포인트 편차. 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제공
하지만 5월 들어 46.1cm 보다 위쪽에 형성되는 릴리스포인트가 많았다. 릴리스포인트가 아래쪽보다 위쪽에 있을 때 중력과 항력의 방향이 부딪히며 공기 저항을 덜 받게 된다. 이는 투수 거리에서 포수 거리까지 공이 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릴리스포인트 위치가 달라지면서 5월 들어 구속도 빨라지고, 그런 이유로 더 좋은 공을 던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양현종 포심 무브먼트 변화. 사진=SBS스포츠 베이스볼S 캡처
공의 무브먼트도 마찬가지다.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는 수치가 낮아져야 떨어지는 폭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양현종의 공이 안 좋을 때는 정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평균구속이 상승하면서 상하 무브먼트가 감소하고, 그러면서 헛스윙 팝플라이가 많이 나오고 있다.
슬라이더는 오히려 낙폭이 커졌다. 타자들이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정타로 날리던 4월에 비해서, 슬라이더 낙폭이 커지면서 공의 위를 타격하던지, 위를 헛스윙하면서 피안타율이 떨어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무브먼트 변화가 호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현종 슬라이더 무브먼트 변화. 사진=SBS스포츠 베이스볼S 캡처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비록 시작이 좋지 않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운 호투 행진을 펼치고 있다. 필자도 양현종의 건강한 시즌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체육학 박사, KBO 기술위원, 야구대표팀 불펜코치)
기록제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사진=SBS스포츠 베이스볼S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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