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태수 아들 몸담았던 `한보그룹`은…IMF 외환위기 촉발한 진원지
입력 2019-06-22 15:41 
도피한 지 21년 만에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였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회삿돈 32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해외로 달아난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최근 수사당국에 붙잡혀 22일 국내로 압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시민들의 관심이 한보그룹으로 쏠리고 있다.
정태수 회장이 창업한 한보그룹은 대차대조표 공정자산 기준으로 한때 재계 서열 14위를 차지했던 기업집단이었다. 지난 1974년 정태수가 창업한 한보상사가 그룹의 모체로 광산업과 건설업에 주력하며 출발했다. 특히 한보는 1990년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그룹의 몸집을 불려나갔다.
그러나 1997년 1월 5조7000억원의 빚을 안은 채 한보는 최종 부도 처리됐다. 소위 '한보 사태'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IMF 외환위기가 촉발됐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한보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40%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보가 당진제철에 거액을 투자했는데 2조7000억원으로 설정했던 투자소요액이 5조7000억원까지 늘어난 탓이 컸다. 막대한 빚을 진 상황에서 유동성이 줄어 상환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던 것.
설상가상으로 한보는 은행 대출이 막히자 사채를 끌어다 썼고 그해 1월 20일 어음을 막지 못했다. 이에 이석채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보를 회생시키려다 자칫 은행의 지급결제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며 부도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보고를 윗선에 올렸고 김영삼 대통령이 재가하면서 같은해 1월 23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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