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흘 연속 스마트시티 행사, 왜?
입력 2019-06-21 17:45 
정부와 여권이 갑자기 사흘 연속 스마트시티 정책토론회를 열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26일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에 맞춰 한국 업체의 사우디 스마트시티 시장 진출이 양국 간에 협의되면 여기에 '숟가락을 얹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제3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 공청회'를 개최했다.
특이한 점은 이 같은 스마트시티 관련 행사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19일엔 재단법인 여시재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대전환의 시대, 산업의 방아쇠를 당기자' 제5차 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다음 날인 20일엔 '스마트시티,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다'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과 황 의원이 이끄는 '미래 도시 창생과 재생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일각에선 이들 행사가 빈 살만 왕세자 한국 방문에 맞춰 기획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우디가 최근 계획 중인 스마트시티 '네옴(NEOM)' 프로젝트에 주목한 움직임이라는 뜻이다. '중동판 실리콘밸리'로 추진되는 네옴은 사우디가 모두 5000억달러를 들여 미래 첨단 기술 도시로 육성할 예정이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사막 지대에 서울 면적 44배에 달하는 2만6500㎢ 규모로 건설되는 네옴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 사용되며 경비·배달 등 단순 반복 작업과 노인·유아 돌보기 등은 로봇이 대신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한국 건설 업계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어 이번 왕세자 방한 때 양국 간 협조 사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도 "최근 중동 등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 업계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이 스마트시티 외에도 다양한 수주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사우디가 최근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개선 등을 목적으로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젝트에 한국 건설업체들이 진출하게 되면 미리 행사를 개최한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내가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공치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사우디 정부는 3월에는 총 380억달러에 달하는 리야드 개발 프로젝트 4건을 발표했다. 국왕이 직접 발표한 프로젝트 4건은 킹 살만 공원, 스포츠 불러바드, 그린 리야드, 리야드 아트 등이며 정부가 230억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 150억달러는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진행된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킹 살만 공원'은 용지 규모만 13.4㎢에 달하며 문화·스포츠 시설뿐만 아니라 1만2000가구 규모 부동산 건설사업도 포함돼 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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