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잦은 요의·하복부 통증땐 간질성방광염 의심을
입력 2019-06-21 14:15 

간질성방광염은 중년층 여성을 괴롭히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지속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벽에 가로막힌 듯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 잦은 요의와 하복부 통증으로 일상생활조차 어렵다. 그러다 보니 장시간 차를 타거나 영화를 보는 일은 엄두도 못내고, 회사에서는 회의 중에도 참을 수 없는 요의와 통증에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해서 더 이상 업무를 볼 수 없게 될까 봐 두렵기만 하다.
이처럼 여성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간질성방광염이란 대체 어떤 질환일까?
간질성방광염은 방광벽을 이루는 근육이 손상됨에 따라 섬유화(딱딱하게 굳어짐)가 진행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남성보다는 대부분(90% 정도) 여성에게서 나타난다. 본래 방광에 소변이 차면 근육이 이완되고 배출될 때 다시 수축하는 작용을 해야 하지만, 방광 근육이 딱딱해지면서 수축과 이완이 어려워져 강한 요의(절박뇨)와 빈뇨가 빈번히 나타나며 대부분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소변이 차 있을 때는 증상이 더 심하고 배뇨할 때에는 통증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여타 방광 질환에 비해 통증이 훨씬 심하고 절박뇨(한번 요의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참지 못하는 증상)와 빈뇨 등도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환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 그러나 간질성방광염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감염 등의 특징적인 병리학적 소견도 없다 보니,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지속적인 재발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대표적인 난치성 여성 질환 중 하나로 여겨진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병원을 찾으면 항콜린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을 처방 받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레이저 소작술이나 방광수압 확장술 등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 또한 효과가 미미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하여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26년 이상 방광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해온 일중한의원 손기정박사는 "방광의 근육 활동을 억제하거나, 방광의 용적을 강제로 넓히는 등의 인위적인 치료법으로는 방광의 기능 회복을 저해할 수 있어 간질성방광염 완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재발없이 간질성방광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방광 근육의 섬유화를 막고 방광과 그 주변 장기들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방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좋은 결과를 얻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기정박사가 2012년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발표한 '간질성방광염 환자 25례에 대한 임상적 고찰'이란 논문에 따르면, 오랜 기간(평균 5년9개월) 간질성방광염으로 고통받던 25명의 여성 환자들을 한의학적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 이들 모두의 증상이 매우 호전되었으며, 이중 36%는 일상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축뇨탕'이란 한약을 중심으로 침, 구, 봉약침을 병행했으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약 53.3세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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