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계 실패` 등 軍 합동조사단이 규명할 3대 쟁점은
입력 2019-06-20 14:18 

정경두 국방부 장관 지시로 긴급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동해 해안·해상 경계 및 작전부대를 대상으로 경계실패를 비롯해 허위보고 및 은폐행위 여부 등 3대 핵심쟁점을 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소형 목선이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한 사건은 크게 군의 경계실패로 요약된다. 여기에다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의 발표 내용이 시간이 갈수록 달라졌는데, 이 과정에서 허위보고나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있었는지에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 장관은 20일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의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점검하여 책임져야 할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도 이번 사건을 '경계실패'로 규정했다.
동해 육상 부대에는 해안 감시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가 배치돼 있고, 해군 함정이 해상에서 작전 활동을 펼치고 공중에서는 P-3C 해상초계기가 바다를 감시하고 있다.

이런 3중 감시망에도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 접안했고, 타고 있던 주민 4명 중 2명이 내려 휴대전화까지 빌려 달라고 현지 주민에게 말을 걸기까지 군의 감시망이 제구실을 못 했다.
북한 선박이 해군 작전구역에서 57시간가량을 헤집고 다녔는데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심지어 군의 해안 감시레이더 요원들은 첫 번째 포착했으나 '파도에 의한 반사파'로 오인했다. 이어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에 1초간 2회 포착했지만 또 남쪽 어선으로 착각해 식별하지 못했다.
공중에서는 P-3C 해상초계기가 초계 활동을 했지만, 이 어선에 주목하지 못했다. 군이 운용하는 감시망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상 상황에 밝은 전문가들은 해상의 파고가 2m 안팎이면 의심 선박을 식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 실제 해상의 파고가 0.4∼0.9m였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북한 목선은 남쪽 어선들과 달리 야밤에는 전등을 켜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의심할 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군의 설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의 오락가락한 설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허위 또는 은폐·축소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경두 장관은 "처리 과정에서 허위보고나 은폐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순택 감사관을 단장으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동해안 경계작전 업무 수행의 사실관계 규명에 착수했다. 합동조사 대상은 합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안·해상경계 작전 관련 부대이다. 이들 부대를 대상으로 1주일가량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