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배우면 고친다…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이영하
입력 2019-06-20 05:30 
두산 이영하는 19일 KBO리그 잠실 NC전에서 시즌 9승째(1패)를 거뒀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영하(22·두산)의 성장 속도가 놀랍다. 하루가 다르다. 성장 과정은 눈에 확 띈다.
이영하는 19일 잠실 NC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9승(1패)을 올렸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 투수(루친스키)와 맞대결을 펼쳐 판정승까지 거뒀다.
승리 부문 3위. 토종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김광현(8승·SK), 양현종(7승·KIA)보다 위에 있다. 평균자책점도 3.36까지 낮추며 톱10(9위)에 진입했다. 외국인선수를 빼면 김광현(2.70), 유희관(3.00·두산)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3년차다. 그리고 붙박이 선발투수는 만 1년도 안 됐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꾸준하게 선발 등판했다. 경험이 많지 않다. 그러나 경험이 늘수록 그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역대 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2위의 불명예를 기록했던 투수다. 1일 수원 kt전에서 4이닝 13실점을 기록했다. 100개의 공을 던진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벌투 논란이 제기될 정도였다.
180도 달라졌다. 이후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18⅓이닝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47에 불과하다. kt전에서 안타 15개를 맞았으나 이후 3경기에서는 피안타 14개를 기록했다.
배우면 확실히 고쳤다. 이영하는 kt전 후 따끔하게 혼이 났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선발투수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영하는 힘으로 눌러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다”라며 1회부터 최고의 공을 던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 후 이영하는 ‘스타일을 바꿨다. 완급 조절이 아니라 전력 투구다. 최근 3경기 연속 1~5회 무실점을 기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영하는 예전 같은 경우에는 6,7회 위기를 대비해 초반에 힘을 비축하려고 했다. 이제는 아니다. 초반부터 승기를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던진다. 요즘은 지난해 마지막 등판 경기 같은 마음가짐이다. 지금을 잘 막아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만큼 공 하나하나를 전력으로 던진다. 후반 위기가 오더라도 불펜이 막아준다”라고 말했다.
전력 투구를 한다고 호투가 보장된 건 아니다. 이영하의 공을 치기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강한 승부욕은 좋은 채찍이기도 하다.
실점하기 싫은 의지가 강하다. 때로 너무 힘이 들어가 제구가 안 될 때도 있으나 그의 성격은 누구보다 지기 싫어한다.
19일 경기에서 양의지에게 2안타를 허용한 뒤 약이 오르기도 했다. 다음에 만날 때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분석하겠다면서 내가 더 잘할 날도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혼자 이룬 게 아니다. 이영하는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포수 박세혁의 리드 및 블로킹, 야수의 호수비 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투수가 잘한 부분은 그에 비해 작다는 게 이영하의 생각이다.
이영하는 선발 등판 일정에 따라 린드블럼보다 하루 먼저 나간다. 그 후광 효과도 크다는 게 이영하의 주장이다. 그는 내 뒤 차례가 린드블럼이다. ‘내가 오늘 지더라도 내일 린드블럼이 이기겠지라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부담감 없이 나만 잘하면 되니까 편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 이영하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크다. 김 감독은 이영햐의 ‘기세를 높이 평가했다.
불펜 부하도 덜고 있다. 이영하는 85⅔이닝을 책임졌다. 팀 내 린드블럼(98이닝)에 이어 두 번째다. 이영하는 지난해 122⅔이닝을 기록했다. 전반기 내 100이닝 돌파가 어렵지 않을 정도다.
이영하는 완성형 투수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강철 체력은 시즌 종료 후 그가 이미 생각해둔 과제다. 6회마다 고비가 찾아오는 이유는 초반 전력 투구에 따른 여파라는 것. 19일 경기에서도 2사 후 연속 안타로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영하는 초반 전력 투구로 후반 위기가 오는데 조금 버거운 게 사실이다. 어쩔 수 없지만 체력이 더 좋이지면 분명 괜찮아질 것이다. 이제 선발투수 2년차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체력을 길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투에는 긍정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내일의 이영하를 기대하라는 듯.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