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百 무역센터점, 면세점 샤워효과 시원하네
입력 2019-06-20 00:29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면세점 덕분에 시원한 샤워효과를 보고 있다. 건물 위층 면세점에서 쇼핑을 끝낸 외국인들이 아래층에 있는 백화점까지 찾아서 방문객수는 물론 매출도 늘어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5월 무역센터점 외국인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9%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외국인 고객 수도 29.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건물에는 백화점(지하 1층~지상 7층)과 면세점(지상 8~10층)이 함께 들어서 있다.
외국인 고객 중에서도 올해 1~5월 일본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58.1% 늘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고 태국(51.6%)·유럽(50.4%)·중동(49.7%)지역 외국인 매출도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인 고객 매출은 같은 기간 24.1% 신장했다. 조광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판매기획팀장은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처음 1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같은 추세라면 무역센터점이 면세점 오픈으로 영업면적이 20.5%가량 줄었으나 올해 누적 매출은 오히려 3% 가량 신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면세 쇼핑을 주로 하는 외국인 고객이 백화점을 찾는 이유에 대해 면세점과 백화점의 상품 구성 차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명품·잡화·기초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면세점과 달리, 백화점은 패션·뷰티·리빙·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두루 갖추고 있어 면세 쇼핑을 마친 외국인 고객들이 자연스레 백화점 상품에도 관심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패션 브랜드(78.1%), 색조화장품(88.9%), 식품(101.3%) 등 상대적으로 면세점에서 찾기 힘든 상품군의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구매 고객의 절반 가량은 밀탑, 다정한 떡볶이, 삼송빵집 등 특색 있는 식음료(F&B)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면세점이 외국인 구매 고객에게 각각 면세점 할인권과 백화점 할인권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공동 마케팅도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에서 발급한 백화점 할인권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사용한 외국인 고객 수는 지난 1월 100여 명에 불과했지만 5월 들어선 1000여 명으로 10배나 늘었다.
또 면세점 오픈 이후 10㎞ 이상 원거리 지역에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찾는 내국인도 늘었다. 면세점 오픈 이후 6개월간(작년 11월~올해 5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무역센터점에서 10㎞ 이상 떨어진 지역 거주자 매출이 지난해보다 6.8% 늘었다. 경기도 과천(14.7%), 안양(11.5%), 성남(10.8%), 수원 광교(9.9%) 등 주변에 대형 면세점이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무역센터점에 접근이 용이한 경기 남부권 고객의 매출이 증가세다.
이들 지역 고객의 백화점 신규 회원 가입자 수도 월평균 1000여 명으로 타 지역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무역센터점이 있는 삼성동 일대는 국내 최대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등 굵직굵직한 호재들이 많아 앞으로 국내외 고객들에게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백화점과 면세점의 시너지를 통해 무역센터점을 글로벌 쇼핑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