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박정수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입력 2019-06-18 10:02 
박정수 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교수, 진 코퍼레이션(주) 부회장, 한국 ict융합네트워크(사) 부회장


경제가 힘들다. 아니 지나간 과거의 경제는 좋은 기억처럼 그 땐 괜찮았지 하며 느껴지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항상 오늘의 경제는 힘들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는 미래는 경제가 더 힘들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좋은 경제상황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역설적이지만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의 실체는 과거의 산업혁명과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5G,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기술의 발달이 가져 올 엄청난 힘이 과거와 다르다. 그 동안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Make Invisible Visible) 새로운 현상들이 산업전반에 나타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보이는 사물은 실체인가 아니면 실체의 특별한 속성인가. 나타나는 현상은 사전에 계획된 것인가 아니면 환경이 가져 온 특별함인가. 어느 것이 본질일까? 사회심리학을 중심으로 발전해 1980~90년대 경영학과 정보학의 근간을 이루게 된 인식론(cognition theory)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사물과 현상에 대한 첫인상은 먼저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서부터 출발해, 시각과 자세를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그 대상에 대해서 다양한 이미지나 형상을 그린다. 다시 말해 이미지를 통해 생각하고, 생각함으로써 이미지를 본다. 마치 수면 위와 아래의 실체와 이미지가 갈등하는 부조화의 연출을 보면서 무엇이 본질일까? 이렇듯,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대상으로부터 받아들이는 이미지는 그것이 실체이든 아니든 우리들 행동의 기반이 되고 있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는 사람 중심, 사람 중시 인식론에서 출발해야 한다. 과거 인적자원이란 90%가 육체근로자였지만 지금은 대략 50%가 그들이고 나머지는 지식 근로자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다양한 지식 능력을 소유하는 그들은 연결망의 기반에서 접속과 결속을 촉진시킬 수만 있다면 네트워크 수준의 집단 통찰력(network level collective-insight)으로 새로운 가치경로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회경제적 다양한 생태계 구성원들이 능력, 신뢰,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어떻게 도모하느냐 하는 것이 향후 비즈니스 존립과 혁신을 가르는 분기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소품종 대량생산(mass production)체제의 제조업으로는 세계시장에서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다품종 기반 다양한 고객(mass customization)대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조업의 생산혁신활동이며 우리는 그것을 '스마트 팩토리'라 부르고 있다. 독일은 "마에스트로"라는 전문가 정신에서 그리고 일본은 '모노주꾸리'라는 장인 정신에서 생산 혁신활동을 출발시켰다. 그래서 산업혁명뿐만 아니라 모든 변화관리의 출발점을 파악하는 상세한 내용의 핵심에는 인식론적인 관점이 존재한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 산업의 생태계 관리 및 혁신활동의 관점은 새롭고 지속 가능한 "수요창출"을 목표로 한다. 다시 말해 유연한 고객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사회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사회이다. 초연결성은 대응력을 발휘하는 핵심기술이다. 고객, 유통, 생산 그리고 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Connected) 상태로 힘을 발휘하는 시대이다. 왜냐 하면 모든 것은 통신기술이 선도하고 있으며 누가 먼저 그것을 활용하여 경쟁을 선도하느냐 이기 때문이다. 아래 표에 나타나 있듯이 어느 것 하나 따로 따로가 없다.
일본, 미국, 독일의 경우 스마트 공장 확대 정책은 해외로 나가 있던 자국의 기업들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싼 임금과 원부재료를 찾아서 해외로 떠났던 기업들이 '스마트 팩토리'라는 혁신 플랫폼을 갖추게 되면서 본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태국에 있던 6개 생산라인 중 1개 라인을 오사카 근처 다카스키 공장으로 옮기기로 하고 최근 현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증설되는 라인에 필요한 인력은 지역 주민 위주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한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양질의 일자리가 오사카 지역에 새롭게 생겨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팩토리'구축의 궁극적인 목적은 리쇼어링(Reshoring)효과를 끌어내는 전략적 산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혁신 활동이다. 더 나아가 네트워크 수준의 집단 통찰력(network level collective-insight)으로 새로운 가치경로(value stream management)를 열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시 말해 해외로 진출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게 하자. 광주형 일자리 창출의 전략적인 모델, 광주광역시 이용섭시장과 오스트리아 영산그룹의 박종범회장 처럼….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