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영토 넓힌 제일기획…주가 고공행진
입력 2019-06-17 17:32  | 수정 2019-06-17 19:36
제일기획이 수년간 진행해 왔던 매출 다각화가 빛을 발하고 있다. 계열사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로만 매출을 내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의 해외 매장 전시를 고객 지향적으로 바꾸는 등 마케팅 종합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기획 주가는 장중 한때 2만88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제일기획은 장 막판 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58% 하락한 2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일기획 주가는 올해 들어 24.8% 올랐는데, 이달 들어서도 6.4% 올라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외국인은 제일기획을 1068억원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제일기획의 주가 상승은 연이은 호실적 덕분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개 이상이 추정한 제일기획의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 예상치도 2분기(635억원), 3분기(503억원), 4분기(585억원)로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증권 업계에서는 제일기획 매출의 질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는 제일기획의 실적과 주가에 '약이자 독'이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하면 광고비 집행이 줄어 제일기획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종종 주가에 반영됐다.
실제 2013년 말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 전망이 제기되자 2만7000원대였던 제일기획 주가는 2015년 1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해외에서의 적극적인 M&A는 제일기획의 매출 구조를 바꾸는 데 적극 기여했다. 제일기획은 2008년 영국 광고사 BMB를 인수하면서 해외 M&A의 행보를 시작해 TBG, 매키니 등 10여 개사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도 루마니아의 디지털 광고회사 센트레이드와 인도의 익스피리언스커머스 등이 자회사로 편입됐다.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이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되면서 제일기획은 한층 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2012년 제일기획의 매출 중 해외 비중은 55.9%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72.2%로 크게 높아졌다.
증권 업계에서는 제일기획의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7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제일기획의 매출총이익 추정치 1조1500억원 중에서 본사에서 발생하는 3200억원을 제외하면 8300억원이 해외 매출에서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제일기획은 유럽과 중국, 북미 등 해외 모든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제일기획의 주요 해외 지역별 예상 매출총이익은 유럽이 전년 대비 4% 성장한 2850억원, 중국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2340억원, 북미가 10.8% 증가한 113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북미와 중국은 국내(본사 기준) 이익 성장률 6%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신은경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유럽 및 신흥국 위주의 해외 자회사 실적이 닷컴 비즈니스와 비계열 물량 확대에 따라 1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선제적으로 반영됐던 인건비 관련 비용 효율화로 올해 마진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해외 부문에서의 성장과 네트워크 확장은 비계열 광고주 물량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자동차(폭스바겐·중국), 금융(독일협동조합은행연합회·독일), 에너지(쿤룬·중국), 호텔(초이스호텔·북미), 주류(페르노리카·유럽) 등 다양한 업종의 해외 광고주를 유치했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신규 개발한 광고주들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며 비계열사 비중이 지난해 말 29%에서 올해 1분기 31%로 확대됐다"며 "유럽, 북미, 남미 지역에서 신규 개발한 광고주들의 실적 기여와 비계열 광고주 물량 증가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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