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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임 듀오 합작’ 악몽의 2회…한이닝 8사사구로 자멸한 LG
입력 2019-06-16 20:55 
2019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LG 선발 임찬규가 폭투를 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악몽과 같은 2회였다. LG트윈스가 대표적인 20대 주자 임찬규(27)와 임지섭(24)이 불명예 기록을 합작했다. LG는 그렇게 자멸했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2회 말 사사구 8개를 내줬다. 0-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안타를 하나도 치지 않고 5점을 얻으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1이닝 8사사구는 KBO리그 역대 1이닝 최다 사사구 타이기록이다. 이날 LG선발로 나선 임찬규는 지난 2일 부상에서 복귀해 불펜으로 활약했지만, 64일 만에 선발 등판이었다. 공교롭게도 부상을 당한 가장 최근 선발 등판 경기가 4월13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1회도 볼넷과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자초했던 임찬규지만, 수비 도움으로 실점 없이 넘어갔다.
그러나 2회에 사달이 났다. LG타선이 1회 2점, 2회 1점을 차곡차곡 쌓아 3-0으로 앞서던 상황이었다. 임찬규의 제구가 불안했다.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볼넷, 오재일에겐 스트레이트 포볼을 줬다. 박세혁은 초구에 사구로 무사 만루. 김재호 타석에선 폭투까지 나오며 실점했다. 포수 유강남과 사인이 맞지 않아 자칫 공을 놓칠 뻔한 장면도 나왔다. 결국 김재호는 풀카운트 싸움을 벌였으나 6구째가 빠지면서 또다시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임찬규의 제구는 손 쓸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LG는 투수를 불펜에서 몸을 풀던 임지섭으로 바꿨다. 이 경기 전까지 6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임지섭도 제구가 제 멋대로였다. 첫 타자 류지혁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줬다.
이후 정수빈은 1루 땅볼을 유도했고, 홈으로 공을 던져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올리며 나아지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줘 밀어내기로 3-3 동점이 됐다. 임지섭은 최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지만 김재환에 사구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고, 박건우는 볼넷으로 내보내며 3-5가 됐다. 두산은 안타 하나 치지 않고 5득점하는 행운을 누렸다. 임지섭이 자신감 없이 오재일을 상대하며 볼 2개를 연달아 던지자 LG 벤치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2019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마운드에 오른 LG 임지섭이 제구력 난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결국 또 투수를 바꿨다. 세 번째 투수 김대현. 김대현은 3볼-1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오재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2회 말을 끝냈다. 두산은 볼넷 6개, 사구 2개로 5점을 올렸다.
2회 임찬규가 볼넷 3개 사구 1개, 임지섭이 볼넷 3개 사구 1개로 사사구 8개가 작성됐다. 한 이닝 최다사사구 타이기록으로 두 번째다. 종전 한 이닝 팀 최다 4사구 기록은 1994년 6월 24일 전주에서 한화 이글스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상대로 1회 말 기록한 8개다. LG는 25년 만에 타이기록을 작성하고 말았다.
결국 2회 불명예 기록은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후 양 팀은 득점없이 공방을 이어갔고, 3-5 LG의 패배로 끝났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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