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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안나 카레니나’ 윤공주 “차지연 하차·긴급 투입, 출연 자체 감사”
입력 2019-06-15 08:20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윤공주. 제공ㅣ마스트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뮤지컬 배우 윤공주(38)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개막을 한 달 앞두고 타이틀롤 안나 역으로 긴급 투입됐다. 내년이면 데뷔 20년차인 베테랑 뮤지컬 배우인 윤공주에게도 난생 처음인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윤공주는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어색함 없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문학과 예술의 본고장인 러시아의 유명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세 번째 작품으로, 러시아 뮤지컬의 흥행 역사를 새롭게 쓴 최신 흥행작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 후 1년 여 만에 재연 무대로 관객들을 찾았다. 오는 7월 14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윤공주는 지난 4월 ‘안나 카레니나의 주인공 안나 역으로 긴급 투입됐다. 당초 김소현과 함께 안나 역에 더블캐스팅 된 차지연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중도 하차하며 윤공주가 ‘안나 카레니나에 뒤늦게 합류하게 됐다. 당시 윤공주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 중이었다.
생각지 않았던 작품을 하루아침에 하게 됐어요. 갑작스럽게 일요일에 전화를 받고 월요일에 회사와 만나고 화요일에 계약을 하고 수요일에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목요일에 처음 연습을 갔어요. 근데 저는 고민이 별로 되지 않았어요. 너무 좋은 역할이니까, 누구 대신이라도 상관없었어요.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가 감사했어요. 나이 들수록 작품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이 커져요.”
윤공주는 ‘안나 카레니나의 비련의 여주인공 안나 역에 대해 여배우라면 한 번 쯤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라고 평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타이틀롤이기도 하지만, 여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는 끝에서 끝을 다 보여줄 수 있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1막에서는 사랑, 2막에서는 죽음을 보여주잖아요. 사랑과 자유와 행복을 찾아 떠난 안나가 결국 그 사랑과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제 연기를 통해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사랑을 찾아 떠났던 여인이 미쳐가는, 죽음으로 빠지는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좋아요. 물론 예쁜 드레스도 있고, 좋은 넘버를 부를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윤공주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차지연을 대신해 `안나 카레니나`에 긴급 투입됐다. 제공ㅣ마스트엔터테인먼트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재무장관 남편에 사랑스런 아들까지 둔 러시아 사교계의 꽃이다. 그러나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청년 장교 브론스키의 사랑의 포로가 된다.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과 ‘행복을 찾아 나선다.
윤공주는 난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가져보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이자 아내인 안나를 표현하기가 어려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물론 배우는 자신이 경험한 걸 표현하는 직업은 아니다. 연출님이 안나의 상황을 상상해서 느낄 수 있도록 지도를 해주셨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오르면 안나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면서 안나한테 가장 공감하는 건 가장 좋아하는 걸 찾아간 거다. 나도 제일 좋아하는 걸 찾아가고 있다. 좋아하는 무대 위에 오르고 있고, 안나랑 그런 부분이 비슷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나 카레니나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영어학원을 다니고, 운동을 하며, 여행도 다녀왔을 거란다. 윤공주는 쉬는 타이밍이었지만 오히려 작품을 하게 돼 감사하다. 30대의 마지막을 기념해서 영어를 꾸준히 배우려고 영어학원은 포기하지 않고 등록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연습할 때는 감을 잡은 줄 알았는데 막상 관객 앞에서 무대 위에 오르는 건 달라요. 매회 모니터 하면서 감을 잡아가고 있어요. 매회 진실하고 공감할 수 있게끔 안나를 표현하고 싶어요. 저를 통해 관객이 안나의 여정을 공감하고, 안나를 통해 자기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shiny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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