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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착 ‘로켓맨’, 흥행 참패 속 초고속 퇴장[MK무비]
입력 2019-06-15 08: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제2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꿈꿨던 ‘로켓맨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개봉 10일째에 접어들었지만 누적관객수 10만을 웃도는 초라한 성적, 박스오피스는 순위는 수 일째 10위다. 사실상 퇴장 수순을 밟고 있는 중.
영화 ‘로캣맨은 ‘팝의 아이콘이자 실존 인물인 엘튼 존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비롯해 스타로서 겪었던 고뇌와 내적 갈등까지 그의 삶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영화 속에는 엘튼 존에게 의미 깊은 모든 공간들이 녹아 있다. 그가 레지널드 드와이트로 활동했던 런던의 술집 공연장부터 LA의 트루바두르, 인생 최고의 공연으로 꼽히는 다저스 스타디움, 70년대 뉴욕의 나이트클럽 등 다양한 컨셉의 공간들이 창조돼 볼거리를 더한다.
여기에 천재적인 음악성과 독보적인 노래로 세상을 뒤흔든 그의 히트곡들과 화려한 퍼포먼스가 끝없이 펼쳐진다. 그의 상처를 중심으로 일대기를 담은 스토리 역시 영화에 대한 배우들과 감독의 애정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다만 그 진심 의도와는 별개로 영화는 소위 음악 영화로서의 미덕을, 파워풀한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

뮤지컬 넘버로 변주된 각종 장면들은 원곡의 색깔과 썩 어울리지 않고 퍼포먼스는 다소 유치하다. 스토리텔링을 부자연스럽게 입힌 탓인지 가사와 전개 역시 매끄럽지 못하며 이야기와 음악, 배우의 연기는 저마다 따로 논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모두 일품이지만 합쳐놨을 땐 전혀 조화롭지 못한 것.
대중성이 높은 엘튼 존의 음악을 다룬 영화인만큼, 게다가 앞서 동시대 전설적 밴드 퀸의 신드롬을 다시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의 대성공으로 ‘로켓맨에 대한 기대감은 치솟았지만 뚜껑을 연 알맹이는 한참 기대 이하였다. 영화의 주연 배우인 태런 에저튼은 내한까지 해 자신감을 보였지만 그의 명연기와 별개로 영화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냉담하다.
마약, 동성애, 천재 뮤지션의 곡절과 내면 갈등 등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요 스토리 라인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것을 다루는 방식은 진부할 뿐더러 영화의 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음악 영화로서의 정체성 마저 흔들리게 한다.
복고적이고 유치하더라도 퍼포먼스로 커버하거나, 다소 불편한 장면이 있더라도 명곡의 힘으로 이를 뛰어 넘었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뮤지컬 영화로서의 장점도, 다큐 영화로서의 몰입갑도, 음악 영화로서의 중독성 있는 무엇도 뚜렷한 강점을 어필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결국 ‘불시착으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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