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청약의 인기가 서울과 수도권에 이어 대구와 부산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청약통장 사용 기록이 남지 않는데다가 청약점수가 낮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순위청약이란 올해 2월 1일 이후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미계약·미분양에 대비해 사전에 청약 접수를 받는 제도를 말한다. 중복 청약만 무효로 할 뿐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사전과 사후로 나눠 진행하며 투기·청약과열지역의 경우 사후 접수는 필수사항이다.
1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단 하루 사후로 무순위 접수를 받은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29세대 공급에 무순위 청약건수가 6197건에 달했다. 경쟁률로는 213.6대1을 기록해 앞서 진행한 1순위 경쟁률(31.0대1)보다 높았고 현재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9일 하루 사후 접수를 받은 수지 동천 꿈에그린 아파트도 무순위 청약을 마쳤다. 184세대가 사후 접수 물량으로 나와 무순위에서 1037건이 접수돼 평균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1순위 청약(4월 23일)에서는 210세대 공급에 833명이 청약하면서 경쟁률은 평균 3.9대1을 보였다.
무순위 청약열기는 대구와 부산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 대구시 수성구에서 분양한 대구 수성구 레이크 푸르지오는 229세대 일반분양에 1964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8.5대1로 순위 내 청약을 마쳤다. 그러나 수성구가 대구에서 유일한 투기과열지구인 동시에 조정대상지역이라 정당계약 기간 동안 계약률이 높지 않았다. 이에 지난 5월 20일 진행한 무순위 사후접수에 2115명이 청약접수를 하면서 경쟁률이 10.4대1을 기록, 현재 전 세대 계약을 마쳤다.
부산 힐스테이트 명륜 2차는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청약접수 전인 지난 5월 초 사전 무순위접수(3527명)를 받았다. 이후 13일에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는 686세대(특별공급 제외)공급에 2126명이 청약하면서 평균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무순위에서 인기를 끄는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있는 곳"이라며 "현장에서 무순위 청약자들은 잠재적인 계약자들로 인식하고 있다. 강화된 청약 조건 등으로 청약을 하지 못했을 뿐 이들이야말로 계약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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