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금융 `한지붕` 집결…원팀 시너지 낸다
입력 2019-06-12 17:38  | 수정 2019-06-12 19:38
우리금융지주가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 인근에 위치한 고층 빌딩을 매입하고 지주 계열사를 한곳에 모으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실상 제2본사를 만든 뒤 여러 곳에 분산된 계열사를 한곳에 집결시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에 이어 이번에 업무용 빌딩까지 매입하는 등 우리금융이 공격적인 기업 인수와 자산 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사무용 빌딩인 남산센트럴타워를 매입하기로 하고 이달 중 건물 소유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남산센트럴타워는 우리금융 본사와 길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는 건물이다. 지하 2층~지상 22층 규모로 1973년 완공됐지만 2014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현대식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과 신세계아이앤씨 등이 이 건물에 입주해 있다.
우리금융이 제2본사 만들기에 나선 것은 지주 계열사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업무상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주력 계열사인 우리카드는 서울 광화문, 우리종합금융은 명동, 우리펀드서비스는 마포구 상암동 등에 분산 위치해 있다. 계열사들이 따로국밥식으로 있다 보니 사무실 임차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고, 건물주 요구에 따라 갑자기 이사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많았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남산센트럴타워 인수 가격은 2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월 9억원 상당의 계열사 임차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우리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인수로 인해 향후 15년간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금융은 빌딩 인수 작업을 8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우리종금과 우리카드 등을 순차적으로 이곳에 입주시키게 된다. 우리종금 기업금융(IB) 부문에 우리은행 IB 부문을 합친 기업금융투자(CIB) 조직도 이곳에 위치한다. 회사에 관계없이 업무 중심으로 묶은 우리금융의 첫 번째 매트릭스 조직인 CIB는 종금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보다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는 은행 IB에서 불가능한 업무를 종금에 연계해주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공동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해서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도 이미 건물에 입주해 있는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금융그룹은 최근 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인 위비뱅크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혁신금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로 무장한 카드업이 함께한다면 보다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남산3호터널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 양편에 우리금융지주 간판을 단 건물 2동이 나란히 서 있게 된다"며 "고객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지주사 출범 이후 우리금융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중국 안방보험그룹과 체결한 데 이어 부동산신탁회사인 국제자산신탁 지분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도 진행 중이다. 두 자산운용사 인수는 이달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으면 우리금융의 새로운 자회사가 2곳 늘어나게 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회사에 이어 지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회사의 M&A를 검토 중이다. 자산운용사 두 곳을 인수해도 지주에서 은행에 차지하는 비중이 자산 기준으로 여전이 93.5%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와 증권사, 캐피털, 저축은행 등 다양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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