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질문 안 받겠다" 박상기 장관, 기자단 보이콧에 '나홀로' 브리핑
입력 2019-06-12 17:22  | 수정 2019-06-19 18:05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오늘(12일)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의응답 요구를 거부한 채 '나홀로' 발표를 강행했습니다.

일부 진실규명 성과와 별개로 과거사위 활동으로 빚어진 여러 혼란과 갈등을 놓고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회피하려다, 발표 취지마저 살리지 못하는 일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30분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찰과거사 진상조사 활동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겠다고 전날 법무부 담당 기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장관의 발표는 생방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발표를 한두 시간 앞두고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은 받지 않겠다는 박 장관의 입장이 기자들에게 전해졌습니다. 박 장관은 기자단의 계속된 요구에도 "대변인이 대신 질문을 받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기자단은 결국 박 장관의 브리핑 자체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브리핑실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이 철수했지만 박 장관은 KTV 국민방송을 통해 입장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무부는 박 장관이 질문을 끝까지 거부한 이유에 대해 "브리핑 자료에 충분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대변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현장에서 질의응답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고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과거사청산을 비롯한 검찰개혁 과제를 주도하며 1년6개월간 과거사위 활동을 총괄한 법무부 장관으로서 무책임한 태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조계에서는 과거사위 활동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진실규명 성과와 함께 부작용도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과거사위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고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과 관련해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의혹을 수사하라고 검찰에 권고·촉구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진술을 여과 없이 외부에 공개해 논란을 낳았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사위 활동 종료를 전후해 민·형사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되는 등 검찰의 과오를 돌아본다는 당초 과거사위의 활동 취지마저 여러 논란 속에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이 이런 비판을 피하기 위해 텅 빈 브리핑실에서 홀로 입장을 발표하는 굴욕을 감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당장 박 장관 본인이 고 장자연 사건의 증인인 배우 윤지오 씨에게 범죄피해자보호기금 900여 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입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박 장관이 위원과 조사대상 선정 단계부터 과거사위를 지휘한 만큼 활동의 공정성과 적절성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초부터 과거사위를 통제할 능력도 없고 방법도 몰랐다는 반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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