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압 정상범위여도 `녹내장` 안심할 수 없다
입력 2019-06-12 10:50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은 안압상승이 주요 발병원인이지만 안압이 정상 범위라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안압이 정상이라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시형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외래 진료 중 진행되는 환자의 안압 측정은 하루 24시간(1440분) 중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진행된다. 또한 대부분 외래 진료가 낮 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밤 시간이나 새벽 시간의 안압은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은 하루 안압 변동폭이 3~6mmHg이며, 녹내장 환자는 이보다 변동폭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야간에 누워서 잘 때 자세 및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안압 상승폭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서 야간 안압상승이 더욱 크고, 녹내장 손상 진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상 범위 내에서도 외래 진료시 마다 측정한 안압수치 변동이 큰 환자들은 추후 녹내장 손상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한다.
녹내장은 만성적으로 안구 뒤쪽에 위치한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녹내장 특유의 시야 결손을 유발하며, 말기가 되면 비가역적인 실명을 유발한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90%는 개방각 녹내장 환자로, 이중 약 80%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면서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있는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분류된다. 이 점은 안압이 높은 녹내장 환자들이 대다수인 서양 녹내장 환자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녹내장은 크게 폐쇄각 녹내장, 개방각 녹내장으로 나뉘는 데, 우리 눈 속에 존재하는 물(방수) 배출경로가 막혀 안압이 오르면 폐쇄각, 배출경로가 열려 있으면 개방각 녹내장으로 분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17년 87만명으로 2015년보다 약 10만명이 늘었다.

정상안압 녹내장의 발병에 심혈관계 질환이나 시신경 혈류 저하도 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약물로 심혈관계 질환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시신경 쪽 혈류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시형 교수는 "시신경 쪽 혈류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은 없지만,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 혈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는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 안압하강제인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계열이 평균 안압뿐만 아니라 안압 변동과 야간 안압 상승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압하강제 점안에도 불구하고, 녹내장 손상이 진행될 경우에는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평균 안압 및 안압 변동폭을 더욱 감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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