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남미 뒤흔든 희대의 `反부패 수사 영웅` 브라질 법무장관, 정부 조사받아
입력 2019-06-11 16:51 

브라질 국가자문위(CNMP)가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사진·46)을 조사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중남미를 뒤흔든 희대의 反부패 수사인 이른 바 '세차 작전(Lava Jato·라바 자투)'을 두고 검찰과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기획 수사'에 동참했다는 이유라고 EFE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같은 날 브라질 온라인 매체 인터셉트브라질은 "수사 당시 담당 판사이던 모루가 검찰과 텔레그램으로 대화하며 수사조언을 해주는 식으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기획 수사를 도왔다"며 "판사가 검찰 수사에 가담하는 것은 브라질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셉트는 텔레그램과 녹음 파일 등에 나온 대화 내용을 인용해 "이들은 룰라 전 대통령이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엄청난 발견'이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특히 대화에 참여한 검찰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언론이 유력 후보자인 룰라 전 대통령과 인터뷰하는 것도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올해 1월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뿌리뽑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고, 부패세력을 척결할 법무 장관으로 모루 판사를 임명했다.
세차 작전은 '브라질 노동자의 영웅'으로 통하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인사 200여 명이 정경유착에 연루됐음을 폭로한 사건이다. 간접적인 여파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됐고, 미셰우 테메르 직전 대통령은 오데브레히트 뇌물 수수혐의로 수감과 재수감을 반복하고 있다. 세차작전은 중남미 '오데브레히트 스캔들'로 번졌다. 페루와 콜롬비아 전·현직 대통령들이 오데브레히트에 건설 사업이나 장비 납품 계약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에 연루돼 줄줄이 수사를 받았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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