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거짓 사연에 속아 줄줄이 '소액후원'…누리꾼들 집단소송
입력 2019-06-10 19:31  | 수정 2019-06-10 20:13
【 앵커멘트 】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기 힘들다"는 거짓 글을 올려 수천만 원의 후원금을 타내려다 들통난 남성도 있었습니다.
사기극에 분노한 누리꾼 수백 명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40대 가장 곽 씨가 올린 글입니다.

"아내와 아이가 아프고 생활이 어려워 월세도 못 낸다"며 후원을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 곽 씨는 다시 "자신을 도와주겠다던 한 누리꾼이 집으로 음식물 쓰레기 택배를 보내 아내가 울고있다"는 두번째 글을 올립니다.

그러자 "자신의 남자친구가 곽 씨에게 쓰레기 택배를 보낸 것 같다"며 사실을 인정하는 또 다른 회원의 글이 올라옵니다.


이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곽 씨에게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고 2주간 모인 금액만 4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게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일부 누리꾼이 두 사람 글의 어투가 비슷하다고 지적했고, 보배드림 측도 두 사람의 회원 계정이 같다는 사실을 밝혀낸 겁니다.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논란이 일자 곽 씨는 "쓰레기 부분은 각색한 게 맞다"면서 "후원금을 돌려주겠다"는 사죄글을 계속 올렸습니다. "

하지만 거짓글에 속은 5백여 명의 누리꾼들은 곽 씨를 용서할 수 없다며 보배드림 운영진과 함께 집단소송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구본권 / 변호사
- "속인 행위가 있었고 사람들의 송금, 처분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돈을 받은 순간 이미 사기죄가 성립…."

과거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 이어 잊혀질 만하면 발생하는 후원금 사기에 시민들은 불신을 드러냅니다.

▶ 인터뷰 : 송려지 / 인천 송도동
- "저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긴 한데 제대로 진행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전문가들은 기부문화의 위축을 막으려면 후원자들이 기부금의 사용처를 볼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jadooly@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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