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술상장 훈풍에…올 코스닥 진입 최대 예고
입력 2019-06-09 17:09 
올해 코스닥 상장이 2005년 통합 한국거래소 출범 이후 사상 최대치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코스닥·벤처 육성 정책과 기술 기업 상장 등이 활성화된 결과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골프의류 업체 까스텔바쟉이 1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올해 들어 24번째 코스닥 입성으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까지 포함한 수치다. 12일에는 압타바이오 상장이 예정돼 있다. 신한제5호스팩 등 스팩 3개사도 이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1월부터 6월 초까지 코스닥 공모금액은 총 76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53%가량 증가한 규모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회사는 57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개사 늘어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코스닥 상장은 스팩을 포함해 100곳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상장은 하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지난해 101곳이었으며, 스팩을 제외하면 2002년 이후 최대치인 81곳이 상장 문턱을 넘었다. 스팩을 빼고 올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회사는 16곳이며, 상장예심청구 기업은 46곳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기술성장 상장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술성장 기업은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치인 21개사에 달했다. 올해는 1월부터 지난 7일까지 5개사가 기술성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9곳이 상장예심청구서를 제출했다.
기술성장은 기술성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 두 종류로 구분된다. 기술성평가특례는 기술평가 통과 시 일부 심사 요건이 면제되며, 성장성추천은 상장주선인이 성장성을 평가해 추천하면 상장이 가능한 제도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기술성장 기업 트랙 상장이 역대 최대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기술특례평가 기업 중 사업모델 기반 기업의 최초 상장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모델 기업은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다. 현재 캐릭터 업체 캐리소프트와 집단지성 활용 번역 서비스 제공 회사인 플리토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 예정 회사 중에서는 압타바이오, 에이에프더블류, 펌텍코리아 등이 기대된다. 압타바이오는 항암과 당뇨합병증치료제 개발사로, 지난 3~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결과 663.03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최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상단인 2만5000원을 초과한 3만원으로 확정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압타바이오 성장성에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성장성 있는 기술특례 기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자동차 부품업체 에이에프더블류는 오는 19~20일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을 실시하며, 펌텍코리아는 국내 2위 화장품 용기 제조 업체로 다음달 4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밖에 보로노이, 티맥스소프트, 아벨리노랩 등이 하반기 코스닥 기업공개(IPO)가 기대되는 회사다. 보로노이는 폐암·뇌암·염증성 질환 치료제 개발사로, 최근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에서 단백질 분해 기술을 이전받았다. 이 회사는 1조2000억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의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완료했다. 티맥스소프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며, 아벨리노랩은 미국 유전자 진단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인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회사 세틀뱅크와 대모엔지니어링, 한솔페이퍼텍, 아이스크림에듀 등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이 기대되는 회사다.
길재욱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은 "규제 중심의 심사 관행을 기업과 투자은행(IB) 중심으로 개선했다"며 "앞으로 유망 혁신 기업과 유니콘 기업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닥과 달리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침체된 분위기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코스피에 상장한 회사는 포스코케미칼, 현대오토에버, 드림텍, 더블유게임즈, 우리금융지주 등 5곳에 불과하다. 이 중 포스코케미칼과 더블유게임즈는 이전 상장이며,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며 새롭게 상장한 사례다. 순수한 의미의 상장은 2곳뿐이다.
[정승환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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