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윤지오 상대 500명 후원금 집단 소송…10일 소송 제기
입력 2019-06-08 20:00  | 수정 2019-06-08 20:17
【 앵커멘트 】
고 장자연씨 사건의 목격자를 자처했던 배우 윤지오 씨가 후원금 소송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윤 씨를 도왔던 후원자들이 10일에 윤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고 하는데요.
이권열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손해배상소송 과정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 기자 】
윤지오 씨는 지난 4월,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설립해서 후원을 받았습니다.

보호를 받지 못하는 범죄 목격자, 증언자들을 돕겠다는 취지였는데요.

1억 5천만 원 정도를 모았다고 해요.


윤 씨가 방송에서 밝힌 재단 설립 목적, 한 번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윤지오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 (지난 4월)
- "제가 '땅 지'·'밝을 오', 그래서 지상의 빛. (이 비영리단체를 통해) 경호업체 동의 하에 소정의 금액을 드리면 24시간 경호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

윤 씨가 개인적으로 모금을 한 것도 있는데, 당시 신변 위협이 없는데 신변 위협을 모금 이유로 내세웠다, 소송을 제기한 쪽에선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송을 맡은 변호사에게 물어보니까 소송 참여 인원이 500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금액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3천만원 정도 된다고 하고요.

소송에 대해서 윤 씨는 자신의 SNS에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씨는 '선후원 후갑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윤 씨는 "후원계좌를 열어달라고 말한 사람은 시민들이었다"며, "자신은 한 번도 돈을 달라고 구걸하거나 협박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 질문2 】
후원자들이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건가요?

【 기자 】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긴 합니다.

윤 씨가 후원금을 받은 건 범죄 목격자, 증인들을 돕겠다는 명목이었습니다.

후원자들 역시 이 목적에 동의를 해서 돈을 보냈다면 이 행위를 취소하긴 어렵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하지만 윤 씨가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후원금을 모았다면 돌려받을 수 있다, 소송을 낸 쪽에서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또 다른 법조인에게 문의해봤는데요, 후원자들이 돈을 낸 이유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하는 윤 씨를 돕기 위해서 후원을 했는데 윤 씨가 '장자연 리스트' 목격자가 아니라면 후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윤씨는 지난 4월 사기 혐의로 박훈 변호사에게 고발된 바 있습니다.

윤씨가 사람들을 속여 돈을 모았다는 이유인데요,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서 후원금 소송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 질문3 】
결국 그렇다면 윤지오 씨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 이게 관건이라는 얘기잖아요.
윤지오 씨 진술을 토대로, 장자연 씨 사건을 조사한 과거사위원회에서는 어떻게 결론이 나왔죠?

【 기자 】
윤 씨의 주장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는데요.

장자연 씨에게 성접대를 요구했다는 남성들의 리스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윤 씨는 봤다고 주장하는데요.

윤 씨를 제외하고는 리스트를 봤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또 윤 씨가 리스트에서 특이한 이름의 국회의원을 봤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잖아요?

진상조사단에서 그 이름의 의원 사진을 보여줬다고 해요.

그런데 윤 씨는 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했고 조사단은 윤 씨가 착각을 한 것으로 판단을 했습니다.

【 질문4 】
윤지오 씨의 주장이 검증 절차 없이 과도하게 주목을 받은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잖아요?

【 기자 】
정치권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지난 4월이죠, 여야 의원들이 윤지오 씨를 돕겠다고 하면서 간담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여야 의원 9명이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모임'을 만들어서 윤 씨를 초청했습니다.

당시 안민석 의원 발언,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4월)
- "오늘 이후로 우리 의원님들이 윤지오 씨의 진실을 향한 투쟁을 외롭지 않도록 저희들이…."

【 질문5 】
윤 씨를 도왔던 당시 국회의원들은 지금은 어떤 입장인가요?

【 기자 】
오늘 저희 MBN 취재진이 안민석 의원에게 전화를 해봤는데요.

안 의원은 윤 씨를 도울 때는 증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왔는데, 그 이후, 그러니까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뒤로는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른 의원들도 대체로 비슷한 반응입니다.

【 질문6 】
장자연 씨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결론이 나는 건가요? 문재인 대통령이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서 의혹을 규명해달라, 이렇게 지시하기도 했잖아요?

【 기자 】
지난 3월에 문재인 대통령은 고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 보고를 받아습니다.

두 부처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건의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수사에 나설만한 단서를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결국 의혹으로 남게 됐습니다.

【 앵커멘트 】
의혹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채로 매듭이 지어진건데, 윤지오 씨에 대해 집단 소송이 제기되면 윤 씨 증언의 신빙성을 두고 다시 한 번 논란이 일 것 같네요.
지금까지 이권열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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