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PEF내 투자자 국내 첫 교체…한앤컴 `에이치라인` 투자유치
입력 2019-06-05 17:40  | 수정 2019-06-05 21:39
한앤컴퍼니가 보유 선사인 에이치라인해운에 대한 신규 투자자 유치작업에 나섰다.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장기간 보유하기 위한 포석이다. 신규 투자처를 찾는 데 애를 먹는 기관투자가들이 장기 투자자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사모투자펀드(PEF) 내 투자자 교체는 국내 첫 사례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에이치라인해운을 보유하고 있는 PEF를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새로이 자금 모집에 나섰다.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한 에이치라인해운 기업가치(EV)는 부채를 포함해 35억~40억달러(약 4조1000억~4조7000억원) 수준으로 산정됐다. 이 같은 투자자 교체 작업은 에이치라인해운 장기 보유를 위한 포석이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에이치라인해운이 지닌 뛰어난 현금창출력을 아까워했다"며 "기존 투자 펀드 만기가 도래하기 전 장기 투자자 유치를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6월 한진해운 전용선사업부를 5500억원에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했다. 이후 2016년 현대상선 벌크선사업부를 1200억원에 추가 인수해 세를 불렸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굴지 대기업과 10년 넘는 장기 운송계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오고 있다. 지난해 매출 7263억원, 영업이익 187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에도 한앤컴퍼니의 고민은 펀드 만기가 제한돼 있다는 데 있다. 에이치라인해운 투자에 쓰인 한앤컴퍼니 1호 블라인드펀드 만기는 2024년께 도래한다.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는 고민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연기금 등은 PEF 운용사에 "제발 수익을 잘 내고 있는 투자자산을 굳이 매각해 돈을 돌려주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앤컴퍼니는 투자 만기(듀레이션)가 10~30년에 달하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자를 모집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장기간 경영할 복안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유치 작업이 성공하면 국내 PEF 역사상 최초로 펀드 내에서 투자자 손바뀜이 일어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외부에 매각해 새로운 운용처를 찾기보다 펀드 자체 내에서 투자자금 회수를 원하는 투자자와 신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를 연결해 거래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투자 회수 방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