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환율에 울고 웃고…기러기 아빠 '비명'
입력 2008-10-11 05:06  | 수정 2008-10-11 10:22
【 앵커멘트 】
외환시장의 불안이 서민들의 생활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해외에 자녀를 보낸 '기러기 아빠'들은 더 큰 짐을 지게 됐지만, 장롱 속에 있던 달러는 기대하지 않았던 보배가 됐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시중은행의 환전 창구.

환율이 급변동을 거듭하면서 고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돈을 바꿔도 기분은 하늘과 땅입니다.

▶ 인터뷰 : 외화 환전 고객
- "(환율 상승으로 힘든 건 없나요?) 없어요. 왜냐하면 돈이 외국에서 달러로 들어와요. 달러를 바꾸면 오히려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장롱에서 자고 있던 몇 푼 안 되는 달러도 생각지 못했던 '보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외에 돈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죽을 맛'입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연일 폭등하는 환율에 달러를 당장 사기도,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하기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김영희 / 개인사업
- "환율이 갑자기 올라서 뉴스 보고 달려왔어요. 달러를 바꾸려고 왔는데 이전이면 3만 6천 달러 될 게 2만 6천 달러밖에 안 돼요. 1만 달러가 없어졌어요."

기러기 아빠의 어깨도 더 무거워졌습니다.

▶ 인터뷰 : 윤 모 씨
- "작년 (위안)환율이 13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00원이 넘으면서 한 달에 400만 원이면 되던 게 이제는 700만 원 가까이 들어요. 무척 힘든 상황입니다."

여행사들도 비상에 걸렸습니다.

불황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여행사 관계자
- "지난 분기에 많이 안 좋아서 4분기 기대가 많았어요. 유가도 떨어지고 해서요. 그런데 기대와 다르게 환율이 폭등해 버리니까 실망감이 크죠."

여행사들은 11월부터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동남아 기준으로 유류세는 72달러 낮아집니다.

환율이 올라도 3박 5일 주력 상품은 오히려 10만 원 정도 싸질 수 있습니다.

외환시장은 앞으로도 급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환율 때문에 울고 웃는 모습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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