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도 웃도는 무더위…축산농가, 여름나기 '비상'
입력 2019-06-04 08:44  | 수정 2019-06-11 09:05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때 이르게 이어지면서 축산농가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40도를 넘나들었던 지난해 여름철만큼 뜨거운 폭염이 찾아올지는 불확실하지만, 올해에도 이에 근접한 폭염이 이어진다면 가축 폐사에 따른 농가의 큰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기상청도 올 여름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폭염일수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충북 지역의 경우 지난해 여름철은 축산업자들에게 '악몽의 계절'이었습니다.

가금류 중 닭 78만 8천 942마리, 오리 5만 5천 560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그 이전 3년간 폭염으로 폐사한 마릿수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2015∼2017년 폐사한 닭은 51만 7천 737마리였는데, 작년 여름철 폐사한 닭이 이보다 52.4%(27만 1천 205마리) 더 많았습니다.

폐사한 오리 마릿수도 3년 치 2천 850마리의 19.5배나 됐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휩쓸고 간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폭염은 가금류보다 더위에 강한 소·돼지까지 무차별적으로 쓰러뜨렸습니다.

2015∼2017년 폭염으로 폐사한 소·돼지는 각각 1마리, 684마리에 불과했으나 작년 여름 소 18마리, 돼지 1천 282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이렇게 죽은 닭·오리와 소·돼지 등 가축은 무려 84만 5천 811마리나 됐습니다.

박재철 대한양계협회 충북지회장은 "폭염에는 환풍기는 물론 차단막, 물 뿌리기도 모두 소용없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박 지회장의 충주 농장에서는 작년 여름 5천 마리의 닭이 폐사했습니다.

일부 가금농장은 최근 사육 마릿수를 줄이는 등 여름나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박 지회장도 사육 마릿수를 평상시보다 1만 마리가량 적은 6만 4천 마리로 줄였습니다.

그는 "마릿수를 줄이면 통풍이 잘돼 폭염으로 폐사할 확률이 낮아진다"며 "소득은 줄겠지만, 폐사로 인한 피해를 보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폭염에 따른 닭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약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북도는 축산분야 취약 요인을 사전 정비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는 8월 말까지를 여름철 축산재해 예방대책 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도는 축사 통풍·환기시설 개선과 적정밀도 사육 여부를 점검하고 물 뿌리기 등 폭염 발생 시 대처법을 농가에 집중적으로 교육 중입니다.

수시로 분뇨를 제거해 유해가스 발생을 방지하고 임상관찰을 강화해 전염성 질병이 생겼을 때는 즉시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도 관계자는 "축산 종사자들도 날씨가 더울 때는 반복적으로 휴식하고, 물과 염분을 적절히 섭취해 건강을 챙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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