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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허용하니…최대 5% 상품도 등장
입력 2019-06-03 17:41  | 수정 2019-06-03 21:03
KB증권이 3일 국내 증권사 중 세 번째로 `KB에이블(able)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이날 출시 행사에서 KB증권 김성현 사장(왼쪽 첫째)과 박정림 사장(둘째) 안내로 이종구 고객이 디지털 창구를 통해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증권]
KB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세 번째로 발행어음 시장에 뛰어들면서 1년간 최대 5% 특판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을 들고 나왔다. 한국투자증권도 달러화에 대해 연 3.5% 금리를 주는 적립식 발행어음을 내놓았다. 초대형 증권사에 신규 업무로 허용된 발행어음 덕분에 금융 소비자들도 경쟁력 있는 신규 금융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이다.
3일 KB증권은 1년 만기 약정식의 경우 연 2.3% 금리를 제공하는 'KB에이블(able) 발행어음'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발행어음 금리와 비교하면 1년 만기 금리는 다소 낮거나 비슷하며 1개월 금리는 1.85%로 가장 높다. 적립식은 연 3%로 모든 증권사가 비슷하다. 외화 기준으로는 수시입출식이 연 2%, 1년은 3%다.
1년 만기 약정식의 최근 발행어음 금리는 한국투자증권이 2.35%, NH투자증권이 2.3%다. 제1금융권 예금금리가 1.4~2%인 것과 비교하면 금리 매력이 있는 데다 1년 이하 예금에 대해서도 연 1.8% 이상 금리를 주기 때문에 단기로 돈을 굴리려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예금자 보호는 되지 않지만 현재 발행어음을 출시한 증권사 신용등급이 AA+(KB증권) 수준이라 원금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이 투자자에게서 조달한 자금을 높은 금리를 받는 기업대출 등으로 운용하고 투자자들에게 약정된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지난해 초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1호인 '퍼스트 발행어음'을 내놓으면서 발행어음 잔액이 한국투자증권은 5조1000억원(1분기 말), NH투자증권은 3조4000억원(5월 말 기준)에 달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지난해 말 달러화 발행어음을 출시한 데 이어 3일 '적립식 퍼스트 외화 발행어음'까지 내놓으면서 외화자산을 높은 금리로 굴리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이 상품은 개인 고객에게 연 3.5% 금리를 제공한다. 1인당 월 적립금은 최소 100달러 이상, 최대 1000달러까지 정액적립식으로 납입할 수 있다. 외화 발행어음 이전에 외화예금은 연 1%로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고 환매조건부채권(RP)도 단기간에만 운용 가능해 한계가 있었는데 증권사에서 연 3%(예금)~3.5%(적금)에 이르는 발행어음을 선보이면서 유휴 달러 자금을 높은 이자율로 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발행어음 고객 유치를 둘러싸고 연 5%에 이르는 특판금리도 나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제휴 은행에서 만드는 당사 주식거래 계좌인 뱅키스 고객에 한해 월 적립금액 최대 50만원까지 1년간 정액적립이 가능한 발행어음을 연 5%에 제공하고 있다. KB증권도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적립식 발행어음에 투자할 때 월 50만원 한도에서 연 5% 특판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울러 KB증권 입출식 통장인 CMA 계좌 신규 개인 고객 중 선착순 5만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100만원 한도에서 연 5% 이자를 지급한다.
발행어음 시장 플레이어가 증가하면서 고객 유치전은 뜨거워졌지만 당분간 금리 인하전이나 역마진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슷한 금리 수준에서도 증권사들이 충분히 개인·기업 자금을 발행어음으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금리 경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자금조달에서 발행어음을 통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채권발행시장 최고 강자인 KB증권은 발행어음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신용등급 BBB 수준인 기업에 대해서도 대출에 나설 방침이다. 그간 국내 신용등급 BBB 기업은 낮지 않은 원리금 상환 능력에도 불구하고 부도 위험을 감안해 신용등급 A 기업 대비 2.5%포인트(만기 1년)~4%포인트(만기 3년) 높은 금리 부담을 안아 왔다.
[조시영 기자 / 한우람 기자 /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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