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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남을까, 병원 존속될까…제일병원 매각전 `최종국면`
입력 2019-06-03 17:40 
국내 1호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의 새 주인 선정이 임박했다. 병원 이전을 전제로 하는 부동산 용지 매각이지만 제일병원을 유지하겠다는 후보가 나타나 병원이 존속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5일까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제일병원에 대한 인수의향자 선정 공개입찰을 진행한다.
이번 매각작업은 파빌리온자산운용(옛 아시아자산운용)과 우선매수권자 계약(스토킹호스)을 맺고 진행 중이다. 스토킹호스란 공개입찰 전 인수의향자를 수의계약으로 미리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후 실시한 공개입찰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인수의향자에게 매수권을 부여한다. 경쟁자가 더 좋은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인수의향자에게 이를 넘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인수에 성공하면 제일병원 용지·건물을 대상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제일의료재단은 매각대금을 활용해 또 다른 수도권 용지에 병원건물을 신축한 뒤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일의료재단은 매각 후에도 기존 용지에 병원을 존속시키기 위해 매각주간사를 통해 복수의 후보자를 상대로 인수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그러나 병원을 인수하겠다거나 이에 걸맞은 자금 조달을 증빙한 매수자가 없었다. 제일병원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훌쩍 넘고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일의료재단은 인수가격을 낮추고 더 많은 후보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부동산 용지 매각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병원 자산총액은 1258억원이며 대출금과 미지급 급여, 회생 채권 등 채무 규모는 1336억원 수준이다. 배우 이영애 씨와 이기원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올해 초 매각협상을 벌이다 물러선 것도 채무 규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의료기관 컨설팅·의료기기 판매업체인 메디파트너 역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일병원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비만·당뇨 전문 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메디파트너는 제일병원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종 인수자로 메디파트너 컨소시엄이 선정되면 제일병원은 존속해 새 주인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일병원 인수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은 있었지만 그에 맞는 자금 조달에 대한 증빙이 부족했다"며 "스토킹호스 매각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번 입찰에 자금력과 병원 존속 여부 등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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