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려대 축제 끝났지만 응원단-일부학생 갈등 왜?
입력 2019-06-03 16:58  | 수정 2019-06-03 17:01
[사진 출처 = 고려대학교 응원단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25일 끝난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예산 내역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학교 응원단은 증빙자료를 결들여 축제 예산을 공개했지만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김연우 씨를 비롯해 데이브레이크, 러블리즈, 세븐틴, 청하, 10cm 등이 출연했다. 티켓 가격이 지난해보다 2000원 오른 가격에 판매되면서, 일부 재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지난해보다 가수 섭외비가 증가했지만 다른 대학 축제와 비교하면 왜 늘어났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것.
고려대 학내 매체 '고대신문'과 같은 학교 정경대학 신문사 'The HOANS'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초대 가수 섭외 비용은 88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축제를 주관한 고려대 응원단은 올해 2·3분기 예산안을 통해 올해 입실렌티 관련 예산으로 2억8900만원을 쓴다고 알린 바 있다.
반면 지난달 17일 개최된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에는 여성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와 레드벨벳을 비롯해 아이유, 지코, 빈지노 등의 가수가 출연했다. 공연을 마련한 연세대 응원단 측은 축제 예산을 1억7000만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한 누리꾼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저렴한 비용으로 가수를 섭외한) 연세대가 연금술사냐? 아니면 고려대가 뭔가 잘못된 거냐?"라며 고려대 응원단 측을 겨냥해 에둘러 비판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고려대 응원단 측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입장을 내고 "이번 입실렌티 관련 예·결산안, 통장 내역, 관련 증빙 및 견적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액을 비롯한 사업장의 연락처와 전자우편 주소, 상호 등 기본 정보 상당수가 모자이크 처리된 채로 축제 관련 영수증이 공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응원단 측은 "행사 세부 견적 관련 내용에 해당하는 증빙자료의 원본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음을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했다"라며 "따라서 공개 가능한 부분 외의 영역은 모자이크 처리해 첨부했다. 원본은 응원단실을 방문하는 모든 분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응원단이) 국가정보원이라도 되느냐"라며 "현수막 제작, 무대 설치 비용 등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사항이거나 업계에서 유출되면 사장되는 절대적 레시피라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누리꾼은 "교내 행사를 치르면서 학교로부터 30만원을 지원받은 적 있다"며 "그때 일일이 영수증을 촬영해 장부를 만들어 학교 당국에 제출했는데, 2억~3억원을 집행하는 단체에서 회계 처리를 제대로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에 입학했다는 한 고려대 졸업생은 지난 1일 고려대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에 글을 남겨 "입실렌티에서 응원단은 응원 역할만 담당하고, 다른 주체가 전체 (축제의) 진행을 준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고파스 이용자는 지난달 25일 올린 글에서 "이번 사안은 인기 있는 연예인이 오고 안 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억대 축제 예산을 어떻게 썼느냐가 핵심 문제"라며 "이 기회에 (축제) 예산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응원단은 오는 5일 오후 6시께 학교 교양관에서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진행한다. 응원단 측은 "응원단의 전반적인 수익 및 지출 구조, 티켓값 상승의 이유, 연예인 섭외 과정, 입실렌티 예산 운영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며 "또한 응원단 예·결산의 투명성 확보 방안을 포함한 개선 사항 및 대행사 관련 사항 등 학우 여러분들의 질문 사항에 대해 상세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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