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6월 임시국회 단독소집 두고 고민 빠진 민주당
입력 2019-06-03 16:02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였던 6월 임시국회 단독소집 카드를 후순위로 미뤄뒀다. 단독소집에 따른 득보다 실이 더 클 우려가 있어, 막판까지 최대한 자유한국당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3일 오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국회 단독소집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그런 때는 아닌 것 같다"며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본질적인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전날 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합의가 틀어진 것을 두고 "어떻게 (합의안) 문구만의 문제겠느냐"면서 문구 조정 이상의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국당의 과도한 요구는 국회 정상화에 도움이 안 되고, 경우에 따라선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도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향해 "우리 당이 정말 잘못해서 그것을 모면하려고 절충점을 찾고 한국당의 복귀 명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그런 정신과 일련의 행동은 지독한 독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 단독소집을 총 3가지 국회 소집 방안 가운데 마지막 순위로 제쳐뒀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독자적으로 국회를 소집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결정만 하면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 (협상 과정)이 더 중요하다"면서 "한국당과 합의해서 모든 의사일정을 결정하는 1번 (방안)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6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강행할 경우 '민생을 위해 국회를 우선 열었다'는 명분은 얻지만, 국회의 '개점 휴업'은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야당의 강한 반발로 국회 정상화의 이유였던 민생법안·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경계해 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 시즌2'가 현실화하는 셈이다. 정 원내대변인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우리라도 빨리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원내 지도부는 최대한 한국당과 합의하려 한다"며 "추경·민생입법 처리 등 여러가지를 보면 2번이 여야 4당이 합의해서 (국회 정상화를) 하는 것이고, 제일 마지막인 3번이 저희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급진전할 만한 조짐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철회만이 민생 국회를 다시 여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 횡포로 운영되는 비정상 국회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악법과 독재법을 또 밀어붙일지 모른다"며 "우리는 그 누구보다 국회를 열고 싶지만, 여당이 야당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노를 자극하고 갈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한국당 사이에서 중재자를 자처한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의 국회 단독소집에 대해 부정적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일각서 주장하는 단독 국회는 전혀 고려치 않는다"면서 "양당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평화당도 마찬가지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6월 국회 소집을 촉구하는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 단독소집 방안은 말이 안 된다. (한국당도) 명분을 요구하지 말고 조건 없이 국회를 여는데 나서야 한다"면서 양당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반면 정의당은 민주당 단독소집에 힘을 실어줬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상무위원회의에서 "당장 의원 1/4의 동의를 받아 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여당인 민주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단독 소집이 부담된다면 동의하는 정당들과 국회의원의 서명으로 국회를 열면 된다"고 덧붙였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번주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도 변화는 엇갈렸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7%포인트 오른 41.0%를 기록해 40%대를 다시 넘어섰다. 한국당은 전주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30.0%였다. 3년새 최고치를 경신했던 5월 2주차(34.3%)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다. 이번 조사는 27~31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5.9%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1.7%포인트 내린 48.3%를 기록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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