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공룡 된 `GA`…보험시장 절반 삼켰다
입력 2019-06-02 17:51  | 수정 2019-06-02 23:59
◆ 보험시장 공룡된 GA (上) ◆
보험 판매채널인 독립법인대리점(GA)들이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제는 보험사들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공룡'으로 부상했다. 선두권 GA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투자자 관심을 받으며 단순 보험대리점 위상을 뛰어넘었다. 국내 10위권 GA인 피플라이프는 미국에 본사를 둔 코스톤캐피털에서 총 7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는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GA들이 공격적 영업을 통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등에 따르면 보험 모집액 기준 GA의 판매 채널 점유율(보험사 임직원 판매금액 제외)이 지난해 최초로 50%를 돌파했다. 판매 채널별 보험 모집액을 보면 GA가 52.8%(40조5656억원), 보험사 전속 설계사(23조8141억원)가 31%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방카슈랑스 등이 점유했다. 전속 설계사 비중이 2017년 32.5%에서 2018년 31%로 줄어든 사이에 GA가 같은 기간 49.4%에서 52.8%로 늘어났다.
GA의 채널 장악력은 소속 설계사 숫자와 연결돼 있다. 오프라인 보험 판매 시장에서는 설계사 숫자가 곧 경쟁력이다. 실제로 전국 4495개 GA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22만5238명으로 전년 대비 7500여 명 증가했다.

반면 전속 설계사는 같은 기간 1만명 감소해 17만8358명 수준이다. GA 소속 설계사가 5만명 더 많다.
이에 따라 GA 조직이 특정 회사 상품을 집중 판매하면 보험 업계 순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일부 보험사는 자사 보험 상품을 더 판매하기 위해 GA에 과도한 수수료를 챙겨주며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렇게 GA들이 보험 계약을 따내 벌어들인 돈은 수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소속 설계사 100명 이상인 중·대형 GA 총 178개가 보험 판매 수수료로만 벌어들인 돈은 6조934억원이다. 2017년 대비 한 해 동안 17%(8832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여기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노린 영업 행위 때문에 불완전 판매나 '고아계약(설계사 이직·퇴사로 사후 관리가 안 되는 계약)'이 생긴다.
■ <용어 설명>
▷ 독립법인대리점(GA·General Agency) : 여러 보험회사 상품을 구분 없이 판매하는 일종의 '보험 백화점'이다.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복수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비전속 법인대리점이다.
[김강래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