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호텔 초밥부터 전통주까지…"대학 축제 맞아?"
입력 2019-05-31 13:58 
한성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축제 부스 홍보 포스터 [사진 출처 = 페이스북 페이지 '한성대 대신 말해드려요']

31일까지 열리는 서울 한성대학교 축제에 외식업 분야에서 전문가로 이름난 셰프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한성대학교 대신 말해드려요'에 호텔외식경영학과 축제 부스를 홍보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호텔외식경영학과에서 19학번이 부스를 운영한다"며 "많이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긴말 않겠다"며 "일반인과 요리사의 차이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이어 부스에 참여하는 이들의 사진과 경력이 나열된 홍보 포스터를 3장 첨부했다. 이중 메인 포스터에는 "지금까지 이런 학생은 없었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공부하는 극한학생"이라는 영화 '극한직업'을 패러디한 문구가 적혀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진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 갓 대학 생활을 시작한 풋풋한 새내기가 아닌 전문가의 아우라와 연륜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포스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요리 전문가들이다.
한성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축제 부스 홍보 포스터 [사진 출처 = 페이스북 페이지 '한성대 대신 말해드려요']
첫 번째로 소개된 이는 한식, 양식, 중식 등 5개의 조리기능사와 사케 소믈리에 경영사 자격이 있는 유동민 셰프다. 유 셰프는 2012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호텔 더 플라자 일식당 '무라자키'에서 셰프로 일했다. 축제 기간 그는 그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고급 호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초밥을 만든다.
전통주 전문가로 알려진 한국양조 연구소 김성이 부회장도 축제에 참여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 문화예술협회 명인으로 인증받았으며, 올해 한국 식문화 세계포럼 대가로 선정됐다. 그는 한성대 학우들을 위해 전통주를 직접 제조해 무료로 제공한다.
곰탕 체인점 '조선곰탕' 본점을 16년째 운영 중인 원정미·원정주 사장도 축제에 발 벗고 나선다. 이들은 따끈따끈한 밥을 제공해 학생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울 예정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부스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은 학령기가 아닌 재직자들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평균 수명 연장 등에 따라 평생 학습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도입됐다. 유동적인 학습 체계를 운영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학사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요리 전문가들이 대학 축제에 새내기 신분으로 참여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 누리꾼들은 "왜 조기축구에 호날두가 나오냐" "새로 오신 교수님 아닌가요" "축제가 아니라 맛집이네" "선생님들 대체 뭘 배우러 오신 거죠" 등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유동민 셰프는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창에 나타나 학생들의 궁금증에 답했다. '호텔외식경영학과 19학번 유동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 셰프는 "다들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돈을 벌 생각은 없다"며 "수익금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니 많이 찾아 달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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