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숙 전 UN 대사 "강효상 `국민 알 권리` 주장 수긍 안돼"
입력 2019-05-27 11:36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숙 전 UN주재 한국대사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유출'에 대해 "정치인이 후배의 경력을 완전히 망가뜨려 그 자신도 가슴 아플 것"이라고 27일 말했다.
앞서 강 의원은 고교 후배인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 A씨로부터 3급 기밀인 한미정상 통화 내용을 전달받아 외부에 공개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A씨가 강 의원과 연락 도중 은연중에 이야기를 흘린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내용을 유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선 "국가 보안 업무 규정에 위배돼 절차를 거쳐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으로 본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의도나 과정은 별로 중요치 않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며 "기강 해이나 보안 의식이 굉장히 약해졌다. 이것은 국가 외교 안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 있어 치명적인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효상 의원은) 후배가 외교관인데, 정치인이 후배의 경력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강효상 의원으로서도 가슴 아픈 일로 내가 한 일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가에 대해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사는 국익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했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라고 하는 것은 수긍이 안 된다"며 "불법 또는 비법적으로 획득한 것을 공개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에 유출된 내용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은 들어가지 않았다"면서도 "안보상 민감성이 있든 없든 정상 간에 두 분이서 한 이야기가 바깥으로 나갈 정도면 우리 측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 점점 얇아지게 되는 결과를 가지고 오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사는 이번 사태가 북한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외교관들이 불만을 표출한 사례로 의심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부적으로 반발을 목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것은 큰일"이라며 "여태까지 그런 사안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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