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팔찌도 동났습니다."
22일 오전 11시 개장 시간에 맞춰 서울 강남역 인근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 팝업스토어를 찾는 김현희(24) 씨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려야했다. 새벽 7시부터 몰린 대기 손님에 개장을 1시간반 가량 앞당겨 재고가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미국 버거 브랜드인 인앤아웃 버거 한국 팝업스토어는 이날 하루만 운영된다. 팝업스토어 직원들은 대기번호를 50번씩 나눠 흰색, 검은색, 빨간색, 은색 등 팔찌를 채워주며 대기줄을 정리했다. 오후 12시에도 대기줄은 골목 끝까지 이어졌다.
검은색 팔찌를 찬 한 대기자는 "개장을 앞당겼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달려 오전 9시에 도착했는 데도 아직 입장을 못했다"며 "3년 전에는 이정도로 대기자가 많지 않았는데 인앤아웃 버거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진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인앤아웃은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함께 미국 3대 버거 브랜드로 꼽힌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쉐이크쉑과 달리 인앤아웃은 국내에 매장이 없다. 다만 2012년과 2016년에도 팝업스토어를 연 바 있다. 당시 대기 시간은 1시간 가량이었지만, 불과 3년여만에 두배 이상으로 관심이 몰렸다.
이날 판매한 메뉴는 ▲더블더블 버거 ▲애니멀 스타일 버거 ▲프로틴 스타일 버거 총 3종이다. 가격은 세트 기준 7000원으로 미국 현지 가격과 동일하다. 주문은 1인당 한 개씩만 가능하다. 냉동 식재료를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만큼 생감자튀김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22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인앤아웃 버거` 팝업스토어 인증 사진.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더블더블 버거 세트를 주문한 진수민(29) 씨는 "감자튀김이 일반 프랜차이즈 햄버거보다 다소 눅눅했지만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쉐이크쉑 세트 메뉴가 1만원이 넘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대도 이만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1948년 설립된 인앤아웃 버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애리조나 등 미 서부 6개 주에 300여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서부여행 시 들려야하는 필수 코스로도 꼽힌다.
이날 수백명의 인파가 몰린 이유도 해외여행 시 인앤아웃 버거를 맛본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상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도 '인앤아웃 대란'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개인 스마트폰으로 현장 라이브를 진행하는 유튜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인앤아웃'을 해쉬태그(#)로 한국 팝업스토에서 구매한 제품을 인증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에릭 빌링스 인앤아웃 버거 총괄매니저는 "한국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줘 감사하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출 계획은 없지만 소통 차원에서 행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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