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금융위기, 새국면 맞나
입력 2008-10-04 05:47  | 수정 2008-10-04 15:42
【 앵커멘트 】
구제금융안 통과로 일단 미국의 금융위기는 새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하지만,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 붙으면서 경제 회생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형영 기자가 구제금융안 통과의 의미를 짚어 봅니다.


【 기자 】
구제금융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미국 금융 시장은 정부주도로 재편됩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서 구제금융안이 이송되자마자 곧바로 서명하면서 지각변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우선 7천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동원해 비교적 견실한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예정입니다.

자유경쟁을 추구했던 금융회사들이 사실상 국유화되는 셈입니다.


또 부실 규모가 큰 금융회사들은 인수합병과 자산 매각은 물론, 파산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몰락하면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했던 월가의 투자 관행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구제금융안이 시행되더라도 금융위기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15만 9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5년 반 만에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고, 실업률도 6.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금융회사들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미국 경제는 고용악화와 소비위축, 투자감소라는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또 정부가 낮은 가격을 제시한 금융기관의 자산부터 인수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부실자산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제대로 회복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2주간의 산고 끝에 통과된 구제금융안이 과연 잠시의 고통을 완화하는 진통제가 될지, 환부를 도려내는 치유책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