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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1000회②] 긴 침체기, 돌파구는 없나
입력 2019-05-19 08:59  | 수정 2019-05-19 09: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20년 동안 안방극장을 지켜온 ‘개그콘서트가 드디어 1000회를 맞았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다. ‘개그콘서트가 긴 침체기에 빠진 사실은 더이상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낮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시청자들과도 점점 멀어지며 위기를 맞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돌파구는 없을까.
KBS2 장수 프로그램이자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다. 한때는 많은 시청자가 한 주의 끝을 알리는 웃음 가득한 개그와 정겨운 밴드 연주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었다. ‘봉숭아학당(2003년 1월 26일)은 최고 시청률 49.8%를 기록할 정도였고, 김병만 정형돈 정종철 신봉선 강유미 유세윤 등 스타가 탄생하고, 유행어가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모두 과거의 영광이 됐다. 현재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평균 5~7%. 점점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제성도 예전만 못하다. 2017년 원년 멤버 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등이 복귀하며 잠시 주목을 받았으나 그뿐이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으나, ‘개그콘서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청자의 무관심이다. 노인 비하, 외모 비하, 여혐 등 건강하지 못한 웃음으로 여러 차례 비난에 휩싸였으나, 이러한 논란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개그 자체도 문제지만, 이러한 논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그콘서트가 얼마나 시청자로부터 멀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개그콘서트는 점점 더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물론 하나의 프로그램이 2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것은 대단한 일이고 축하받을 일이다. 지상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개그맨들의 설 자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침체기가 계속되며, 시청자들의 인식 속에 ‘개그콘서트 역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정답도 없고, 노력만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이럴 때일수록 초심이 필요하다.

전유성은 앞서 ‘개그콘서트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초심을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TV에서 인기 있는 코너를 대학로에 가서 했고, 대학로에서 했던 걸 지상파로 들고 와 성공하기도 했다.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대학로에서 검증을 받지 않고 방송에 맞춰 재밌다고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태해지고 식상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선 반응이 좋았는데, 방송국 PD들은 재미가 없다고 하니까 좋은 아이디어를 들고 왔다가 실망하고 개그를 관둔 친구들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래서 ‘개그콘서트가 초심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전유성은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건 간단하다. 시청자들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없어져야 하는 거고, 재밌다고 생각하면 오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 버텨라”라는 응원을 남기기도.
또한 원종재 PD는 최근 ‘개그콘서트에는 가학성, 외모 비하 등의 개그가 없다. 사회적으로 세상이 변하면서 예전의 코미디 소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다. 우리는 그냥 재밌어하고 보는 건데, 누군가에게 상처라면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런 것들을 개그 소재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박형근 PD 역시 웃음의 본질에 대해서는 고민을 못 했다”고 인정하며 코미디의 본질, 어떻게 웃길지, 콘텐츠의 본질과 변화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있다. 그 부분을 더 고민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개그맨과 제작진은 1000회를 맞으며 ‘초심과 ‘웃음의 본질을 되새겼다. 긴 침체기에 빠진 ‘개그콘서트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훔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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